"인터뷰가 처음이라 설레요. 해보고 싶었거든요. 소원을 이뤘어요. 인기요? 요즘 알아보는 분들이 계시긴 해요. 함께 사진 찍자고 하시거나 사인해달라고 하세요. 학교 친구 중엔 딱 한 명이 그랬어요."

싱그럽다, 해맑다, 엉뚱하다, 순수하다, 사랑스럽다, 깜찍하다…. 이 모든 수식어가 몸에 꼭 맞는 옷처럼 어울리는 신린아(경기 광주 광명초 1) 양이 말했다. 린아는 현재 시청률 20%를 넘나들며 인기리에 방영 중인 MBC TV 드라마 '결혼계약'에 출연하고 있는 아역 배우. 주인공 강혜수(유이) 딸 은성 역할이다.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연기를 통해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은성 그 자체란 평가다.

◇"우는 연기 어렵지만, 촬영은 즐거워!"

"우는 연기는 늘 어렵고 힘들어요. 펑펑 울고 나면 힘이 빠지거든요. 눈물을 흘려야 할 땐 슬픈 생각을 해요. 가족이 나만 두고 어디론가 떠나버린다는 식으로요."

지난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난 린아는 브라운관 속 은성이처럼 말을 잘했다. 또래에 비해 놀라울 정도였다. "다른 점도 많아요. 은성이는 활발하고 똑 부러지는 성격이잖아요. 전 그보다 조용한 편이에요. 아, 깔깔깔 웃는 모습은 닮았어요."

지난 주말 12회까지 방송된 이 드라마는 현재 13·14회 촬영에 한창이다. 출연 비중이 큰 린아는 일주일에 적게는 3일, 많게는 5일 정도 촬영에 나선다. 이날도 오후 3시부터 저녁 늦게까지 일정이 잡혀 있었다. 그러나 힘든 내색은커녕 오히려 즐거워 보였다.

"유이 이모랑 이서진 아저씨랑 셋이 친해요. 연기 호흡도 잘 맞고요. 틈틈이 아저씨랑 끝말잇기, 이모랑은 숨바꼭질을 하며 놀아요. 유이 이모한테는 무서운 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르기도 해요."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는 강아지를 쫓아가다 엄마를 잃어버린 신을 꼽았다. "날씨가 추워 울어야 하는데 입술이 꽁꽁 얼었어요. 핫팩으로 얼굴을 녹였죠. 놀이공원 신은 놀이기구를 직접 타서 재밌었어요. 제가 노는 걸 엄청 좋아하거든요(웃음). 드라마 끝나면 놀이터에서 실컷 놀고 싶어요."

◇풍부한 감수성과 상상력 갖춘 명품 아역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린아는 감수성과 상상력이 풍부한 소녀다.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등을 보면서 울먹거리는 등 감정 이입을 잘한다. 혼자 상상하는 놀이도 즐긴다. 덕분에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몰입을 잘한다. 집중력도 뛰어나 대본을 서너 차례 읽으면 대사를 완벽하게 외운다.

"실수하는 걸 무척 싫어하는 성격이에요. 가끔 NG가 나면 감독님이 괜찮다 하셔도 너무 속상해요. 연기 연습은 주로 엄마랑 해요. 제가 먼저 대본을 후닥닥 본 뒤 엄마랑 대사를 맞춰봐요. 연기 비결이요? '내가 진짜 그 캐릭터다' '나를 보여준다'고 생각하면서 해요."

데뷔작은 영화 '국제시장'(2014)이다. 다섯 살 때 엄마를 졸라 연기를 배우기 시작한 지 한 달여 만에 오디션에 붙어 촬영에 들어갔다. 이후 '왔다! 장보리'(MBC) '황홀한 이웃'(SBS) 등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약 20개에 달하는 작품에 출연, 연기파 아역으로 자리매김했다.

"'기황후'란 드라마에서 하지원 언니를 봤는데 참 예뻤어요. 말도 잘 타고 활도 잘 쏘고요. 그 모습을 보니 저도 TV에 나오고 싶었어요. 국제시장 촬영은 재밌었어요. 눈도 받아먹고, 와이어 달고 배에서 떨어지는 액션 연기도 하고요. 솔직히 엄청 무서워서 울었어요(웃음)."

취미에 대한 질문을 하자 더욱 신이 나서 이야기를 했다. "한국무용 등 춤추기, 그림 그리기, 피아노 치기를 특히 좋아한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즉석에서 토끼와 강아지 그림을 그려주기도 했다. 외모 중 마음에 드는 부분은 머리라고 했다. "머리가 짧을 땐 못생겼다"며 웃었다.

꿈에 대해 물었더니 '배우'와 '옷가게 주인'이란 답변이 돌아왔다. "요즘 옷 만드는 데 관심이 생겼거든요. 배우로서는 아까 말한 하지원 언니를 닮고 싶어요. 멋진 액션 연기도 선보이고 싶은데, 사극은 안 할래요. 머리 분장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잖아요. 이 꿈은 커서 바뀔 수도 있어요. 저는 도전하고, 인생을 바꾸거든요." 그러더니 폴짝폴짝 뛰어 촬영장으로 향했다. 왠지 모를 봄 향기가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