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을 쏜살같이 뛰어 내려가는 개 한 마리가 있었어요. 개는 길을 가다가 먹음직스러운 고깃덩어리를 주워 잔뜩 신이 난 상태였어요.

"헤헤, 오늘은 참 운이 좋아!"

개는 기분이 좋아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어요.

"얼른 집에 가서 나 혼자 고기를 먹어야지. 뛰어가자!"

저 멀리 구불구불 흐르는 시퍼런 강물이 보였어요. 어젯밤에 비가 아주 많이 왔어요. 그래서 강물이 불어났지만, 튼튼한 다리가 놓여 있어서 건너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어요.

"다리만 건너면 집이야."

개는 콧노래를 부르며 다리를 건넜어요. 그런데 다리 아래 다른 개가 보이는 거예요.

"저 녀석은 뭐야? 왜 날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지?"

개는 어리석게도 다리 아래의 개가 물에 비친 자신이란 것을 몰랐지요.

"뭐야, 나보다 더 큰 고기를 물고 있잖아!"

개는 고깃덩어리를 빼앗을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다리 아래 있는 개는 바보 같아 보였어요. 고개를 끄덕이면 따라 끄덕이고, 꼬리를 흔들면 따라 흔들었죠.

'날 무서워하나 봐. 겁을 주면 고기를 버리고 도망가겠지?'

개는 입을 크게 벌리고 짖기 시작했어요.

그 순간 개가 물고 있던 고깃덩어리가 "첨벙" 하고 강물에 빠졌답니다. 깜짝 놀란 개는 다리 아래를 내려다봤어요. 다리 아래 있던 개가 물고 있던 고깃덩어리도 사라지고 없었지요. 그제야 개는 자신의 모습이 물에 비쳤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흑흑, 나는 그것도 모르고…. 그냥 고기 하나에 만족할걸."

개는 꼬리를 축 늘어뜨리고 슬픈 얼굴로 돌아갔답니다.

〉〉 만족할 줄 모르면 욕심쟁이가 돼요

만약 개가 아무것도 안 하고 쫄쫄 굶고 있다면 어떨까요? "나가기 귀찮아. 조금만 더 굶지 뭐." 어쩐지 게을러 보이죠? 그런데 우연히 고깃덩어리를 발견하는 행운을 얻었다면요? 당연히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만족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야기 속 개는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욕심을 냈어요. 만족하면 딱 좋았을 텐데, 욕심을 부려서 고깃덩어리를 물에 빠뜨렸죠. 게을러서도 안 되지만 또 지나치게 욕심을 부려서도 안 돼요. 지금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고 행복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더 많은 것을 원해 불만을 갖고 욕심을 부리면 스스로 불행해질 테니까요.

상상의집 제공 | 이솝으로 배우는 같이[가치]학교 (강지혜 글·홍지혜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