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4일) 박근혜 대통령이 역사적인 이란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다. 2박 4일에 걸친 이번 방문에선 특히 경제·외교 성과가 두드러졌다.

순방 마지막 날인 이날 오전 박 대통령은 테헤란에서 한국무역협회 주관으로 열리는 한·이란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다. 이어 동포 대표 간담회에 발걸음 해 동포들 격려에 나선다. 현재 이란에는 건설사 주재원과 자영업 종사자 등 동포 330여명이 살고 있다. 오후에는 이란 박물관을 찾아 주요 문화유산을 둘러본 뒤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계획이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 시각) 한·이란 정상회담을 가졌다. 1962년 양국 수교 이후 한국 대통령이 이란 땅을 밟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뿐만 아니라 비(非)이슬람권 국가 여성 정상 중 최초 방문이다. 박 대통령은 이란에 머무는 동안 히잡(머리를 가리는 천)의 일종인 '루사리'를 착용했다. 여성은 반드시 루사리를 써야 하는 이란 고유문화를 존중하는 차원에서다.

사전 환담과 정상회담은 당초 예상보다 40분 이상 늘어난 2시간 20분가량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두 나라 정상은 다양한 경제·외교 분야 협력을 약속했다. 상대방 항만의 자유 출입을 보장하는 해운 협정도 맺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양국이 힘을 합치면 현재 61억 달러 정도인 교역 규모를 5년 내에 300억 달러 이상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란의 경제 재건에 보탬이 되도록 교역과 투자 활성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통일에 대한 입장도 같이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원칙적으로 어떤 핵개발에 대해서도 반대한다"며 "한반도나 중동에서 위험한 핵무기가 없어지는 게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 두 나라가 평화와 번영을 향한 여정에서 '두스트바 함러헤 쿱'(이란어로 친구이자 좋은 동반자라는 의미), 서로 도우며 전진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순방을 계기로 우리나라 기업과 이란 정부는 총 371억 달러(약 42조원) 규모 일괄 수주(EPC) 가계약 또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이 현지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 기업의 수주가 거의 확실시되는 프로젝트만 집계한 수치"라며 "최대 456억 달러(약 52조원)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