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에 어르신들이 떴다. 요즘 어르신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예능 프로그램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전국노래자랑'이나 '가요무대' 등 장수 프로그램 외에 어르신을 타깃층으로 하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기획된 것은 참으로 오랜만이다. 어르신들이 주연으로 출연해 신선하다는 반응을 얻고 선전하는 예능 프로그램들을 모아봤다.

가장 주목받는 프로그램은 지난달 1일 첫 방송을 시작한 JTBC '힙합의 민족'이다. 힙합 열풍을 타고 만들어진 이 예능은 할머니와 미국의 유명 래퍼(rapper) 에미넴을 합성한 '할미넴'을 소재로 삼았다. 즉, 8명의 할머니 래퍼가 랩 대결을 펼쳐 최후의 우승자 1인을 뽑는 형태다. 할머니 래퍼들은 각각 8명의 힙합 프로듀서 팀을 구성해 무대를 준비한 다음 매주 대결을 펼치게 된다. 출연자들의 평균 나이는 65세. 적게는 50대부터 많게는 80대까지 다양한 직업군의 할머니들로 구성됐다. 배우 김영옥, 양희경, 이경진, 이용녀, 문희경부터 소리꾼 김영임, 에어로빅 강사 염정인, 할머니 래퍼 최병주 등이 출연한다. 젊은이들의 문화로만 비쳤던 힙합 서바이벌 무대에서 노년층이 랩 대결을 펼친다는 콘셉트 자체가 독특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이 열정을 다해 가사를 외우고 랩을 하는 과정이 많은 이에게 나이와 상관없이 얼마든지 도전할 수 있다는 용기도 주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생긴 KBS 2TV '동네스타 전국방송 내보내기'도 끼 많은 어르신을 발굴하며 매회 화제를 낳고 있다. 이 방송은 KBS 1TV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할 사람들을 사회자 이수근이 찾아다니는 콘셉트다. 주로 지방의 장터, 이장님 집, 노인회관 등이 배경으로 나온다. 첫 회에는 전라남도 진도군에서 열린 오일장을 찾았는데, 이때 신발가게를 하며 8남매를 키운 박유순 할머니의 사연이 소개돼 많은 시청자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전국노래자랑 예선전에 출전한 어르신들의 에피소드도 담았다.

 tvN '예림이네 만물트럭'도 이와 비슷하다. 개그맨 이경규와 방송인 유재환 그리고 이경규의 딸 이예림이 출연하는 이 방송도 트럭에 물건을 싣고 오지마을을 찾아다니며 그곳에 사는 어르신들의 얘기를 담는다. 생필품 하나 사는 것부터 고장 난 전등 고치는 것까지 무엇 하나 수월하지 않은 오지에 사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한다. 가공하지 않은 감동을 전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원래 8부작으로 기획됐으나, 시청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4회 연장 방송을 하기로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