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오염과 지구온난화 때문에 바다 생물 개체 수가 줄고 있는 상황 속에 유독 '문어'와 '오징어'만 그 수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호주 ABC 등 외신은 23일(현지 시각) 호주 애들레이드대학 등 국제연구팀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내놨다고 보도했어요.

보도에 따르면 연구팀은 지난 2013년 남호주 바다에서 왕갑오징어 연구를 진행하던 중 문어·오징어·갑오징어 등을 일컫는 두족류(頭足類)의 개체 수 변화에 주목하게 됐습니다. 이에 전 세계 어업 활동과 해양 감시 단체 자료를 수집해 조사한 결과, 바다에 사는 두족류 6개과 35종의 개체 수가 지난 1953년 이후 꾸준히 증가했단 사실을 발견했죠.

두족류 문어와 오징어 등은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뛰어난 생물로 유명합니다. 1~2년에 불과한 짧은 수명과 빠른 성장, 사는 조건에 따라 변화·적응할 수 있는 생리적 특성 덕분인데요. 이로 인해 '바다의 잡초'란 별명을 지니기도 했어요.

연구를 이끈 조 더블데이 애들레이드대학 환경연구소 박사는 "다른 많은 어류가 인간의 활동 때문에 해를 입었지만, 문어와 오징어는 좀 다른 경우다. 어류 남획으로 포식자 수가 줄고, 바다 온도 상승으로 번식률이 증가해 개체 수 확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최신호에도 실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