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엄마의 잔소리가 싫다. 하지만 엄마의 잔소리는 날마다 쏟아져 나온다. 나는 그 잔소리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엄마의 입에서 자꾸자꾸 쏟아져 나오는 잔소리가 쿡쿡 내 귀에 박혀 날 괴롭힌다.

"서영아, 연필은 제자리에 놔야지!"

내가 쪼르르 달려가 연필을 제자리에 놓으려고 하면 또 말씀하신다.

"서영아, 지우개도 정리해."

자꾸 잔소리가 이어진다. 끝나지 않는 이어달리기처럼 엄마의 잔소리는 날 힘들게 한다.

이렇게 언제나 쏟아져 나오는 잔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을 때가 있다.

'어 이상하다. 왜 엄마가 잔소리를 안 하시지.'

생각하며 엄마한테 가보면 엄마는 쿨쿨 주무시고 계신다. 그때는 정말 신나서 기분 좋게 놀 수 있다.

엄마는 오빠에게도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말들이다.

"민기야, 옷 정리 좀 하렴!" "민기야, 책 정리해."

나는 엄마의 잔소리가 정말 싫다. 엄마는 좋지만 엄마의 잔소리는 좋아할 수가 없다.

엄마는 엄마의 엄마인 할머니에게도 잔소리를 한다.

"엄마, 그렇게 하면 어떻게 해."

물론 나중에 엄마의 잔소리가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만약 내가 기숙사에서 지내야 할 경우 엄마 말씀대로 하면 규칙적이고 깨끗하게 생활을 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내가 언젠가 엄마처럼 잔소리쟁이가 될 것 같아 걱정되기도 한다. 분명히 그렇게 되겠지? 그때를 위해서 엄마에게 잘 배워둬야겠다.

이렇게 잔소리가 심한 엄마지만, 엄마는 우리를 많이 사랑하신다. 나도 오빠도 엄마가 좋다.

〈평〉 엄마가 잔소리쟁이라고 흉보면서 글쓴이도 언젠가 잔소리쟁이가 될 거라니, 깜찍한 생각이다. 이런 잔소리쟁이 엄마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마음이 따뜻하고 편안해지는 것은 왜일까? 아마 잔소리 속에 숨어 있는 ‘엄마의 사랑’ 때문일 테다. 계속되는 엄마의 잔소리를 이어달리기에 빗댄 점도 재밌다. 엄마의 잔소리란 흔한 글감을 통해 글쓴이 가족의 행복한 모습을 잘 그려냈기에 입선에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