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포도밭을 가진 농부가 있었어요. 농부는 아들 셋을 두었는데 하나같이 게으르고 욕심이 많았지요. 농부는 혼자서 넓은 포도밭을 관리하며 세 아들을 키웠어요. 세월이 흘러 농부가 죽음을 앞뒀어요. 하지만 그 순간에도 자신보다 세 아들이 걱정됐지요.

'내가 죽으면 포도밭은 엉망이 될 테고 돈도 금방 동나겠지.'

농부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팠어요. 그래서 밤새 고민을 하다가 세 아들을 불렀답니다.

"얘들아, 내가 포도밭에 보물을 묻어 두었다. 내가 죽으면 포도밭을 파헤쳐서 찾아내거라."

"아버지, 지금 보물이라고 하셨어요?"

"포도밭에 있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찾아보겠어요!"

농부는 세 아들이 눈을 반짝이는 것을 보고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어요. 그리고 천천히 눈을 감으며 죽음을 맞이했답니다.

장례식이 끝나자, 세 아들은 보물을 찾으러 포도밭으로 갔어요. 삽을 들고 포도밭 여기저기를 파헤치기 시작했지요.

"힘들면 포기해도 좋아. 그럼 보물은 다 내 차지니까."

"흥, 두고 봐. 내가 먼저 찾을 거야."

세 아들은 서로 투닥대면서도 열심히 포도밭을 파헤쳤어요. 며칠이 흐르고 세 아들은 점점 지쳐 갔어요. 결국 세 아들은 보물 찾는 일을 포기했어요. 포도밭 구석구석 어디 하나 빼놓은 곳 없이 다 파헤쳐봤거든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계절이 지나자, 알이 굵은 포도가 주렁주렁 매달리기 시작했어요. 전보다 훨씬 탱탱하고 달콤한 포도였지요.

"이게 무슨 일이야! 포도 농사가 잘되다니!"

"그러게. 우리는 아무것도 안 했는데 말이야."

세 아들은 콧노래를 부르며 포도를 땄어요. 그러다가 문득 농부의 유언을 떠올렸답니다.

"아버지가 말씀하신 보물이 바로 이거였구나. 땀을 흘려서 실천하는 것!"

"맞아. 맨날 게으르게 지내다가 보물을 찾는다고 열심히 일했잖아."

세 아들은 뒤늦게 농부의 깊은 뜻을 알고 눈물을 흘렸어요. 그리고 포도밭을 열심히 일구며 사이좋게 살았답니다.

〉〉 우리 마음속에 보물이 묻힌 포도밭이 있어요

‘실천’이란 마음먹은 일을 실제로 해 나가는 거예요. 작은 씨앗 하나도 땅에 심고 물을 뿌려야 꽃과 열매를 맺을 수 있어요. 사람은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해요. 하늘에서 그냥 뚝 떨어지는 보물이란 없거든요. 그래서 농부는 세 아들에게 포도밭을 파헤치게 해 깨달음을 얻게 했어요. 열심히 일을 해서 결과를 얻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보물이라 할 수 있지요. 우리 마음속에도 보물이 묻힌 포도밭이 있어요. 마음먹은 일을 실천한다면 포도밭 속 숨은 보물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상상의 집 제공 | 이솝으로 배우는 같이[가치]학교 (강지혜 글·홍지혜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