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번의 끔찍한 테러가 프랑스를 휩쓸고 지나갔다. 이번에는 '성당 테러'다. 니스에서 트럭 테러가 발생한 이후 불과 10여 일 만의 일이다. 서방 종교 시설을 대상으로 자행된 최초의 테러로, 범인은 무장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 조직원으로 밝혀졌다.

26일 오전(이하 현지 시각) 프랑스 북부 생테티엔 뒤 루브래시(市)의 한 성당에 괴한 두 명이 흉기를 들고 침입했다. 이들은 미사를 집전하고 있던 자크 아멜(84) 신부와 수녀·신자 각 2명 등 총 5명을 인질로 잡았다. 이 과정에서 신부가 목숨을 잃었고, 신자 한 명이 크게 다쳤다. 괴한들은 아랍어로 "알라 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치며 제단 주변에서 설교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각국 정상들은 앞다퉈 추모 성명을 내놓는 한편 IS를 강력하게 규탄하고 있다. A FP·르몽드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노르망디 성당 테러를 강력하게 비난하며,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한다. 프랑스와 미국은 종교의 자유를 보호하겠다는 책임을 공유한다. 앞으로 진행될 수사를 돕겠다"고 밝혔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도 "끔찍하고 소름 끼치는 테러다. 프랑스 국민들에게 애도를 전한다"고 말했다. 교황청은 "신성한 장소인 성당에서 발생한 사건이라 큰 고통을 느낀다. 대단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프랑스 정부는 'IS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단순히 가톨릭만이 아니라 국민 모두, 나라 전체와 관련된 문제"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IS와 전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계속된 테러로 공포에 휩싸인 프랑스는 최근 작년 11월 파리 테러 이후 선포된 국가비상사태를 내년 1월까지 6개월 추가 연장, 테러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들은 현장에서 범인들을 모두 사살했다. 범인들은 IS 추종자로, 그중 한 명은 1997년생 아델 케르미슈로 확인됐다. 알제리계인 그는 프랑스에서 자란 10대 소년. 평범한 어린 시절을 보냈으나 지난해부터 인터넷을 통해 급격하게 IS에 빠져든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로 건너가려다 터키 국경에서 붙잡혀 되돌아온 전력도 있다. 그 외 다른 범인의 신원은 수사 당국이 밝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