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강제병합 조약이 체결된 장소인 남산공원 통감관저 터가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공간으로 바뀐다.

서울시는 "경술국치일인 오는 29일 오후 1시 남산 통감관저 터에서 민관 협력으로 조성한 '기억의 터' 제막식을 갖는다"고 25일 밝혔다. 1910년 8월 29일은 일제가 강제로 체결한 한일병합 조약을 공포, 국권을 상실한 치욕의 날이다.

기억의 터에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 247명(해외 추가신고자 포함)의 이름과 증언을 시기별로 새긴 '대지의 눈'과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글귀가 한글·일본어·영어·중국어로 새겨진 '세상의 배꼽'이 설치된다. 특히 '대지의 눈'에는 고(故) 김순덕 할머니의 작품 '끌려감'을 함께 새길 예정이다.

기억의 터 조성에는 범국민 모금 운동 '기억의 터 디딤돌 쌓기'를 통해 초등학생부터 위안부 피해 할머니 등 1만9755명이 참여했다. 제막식에는 김복동·길원옥 할머니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박원순 서울시장, 양준욱 시의회 의장, 최영희 기억의 터 추진위원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현재 생존해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분들은 40명으로, 지금이라도 '기억의 터'가 조성돼 매우 다행스럽고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