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쉬해 봐."

우리나라에서는 아이가 오줌 누게끔 자극할 때 '쉬'라고 말합니다. 오줌을 참고 있던 아이는 그 소리를 들으면 이내 오줌을 누기 일쑤입니다.

영어 문화권에서는 '쉬' 대신에 'pee (피)'라고 말합니다. pee는 우리의 '쉬'에 해당하는 유아어이자 의성어입니다.

pee와 비슷하지만, peep은 전혀 다른 뜻의 단어입니다. '엿보다', '드러나다'란 의미이며, 뭔가 살짝 들여다보거나 보여 줄 때 쓰는 표현입니다.

예컨대 열쇠 구멍은 직역하면 keyhole이지만 한편으로 peephole(핍홀)이라고도 말합니다. 열쇠 구멍을 통해서 안을 살짝 엿볼 수 있기 때문이지요. 비슷한 맥락에서 문구멍이나 널벽에 조그맣게 뚫린 구멍을 peep-hole이라고 합니다.

"그거 뭐야?"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호기심이 많은 동물입니다. 특히 새로운 것이나 희한한 볼거리에 큰 관심을 보입니다. 그런 심리를 고려해서 발명한 물품이 바로 요지경입니다. '요지경'은 확대경을 장치해 그 속의 여러 재미있는 그림을 돌리면서 구경하는 장난감입니다. 요지경을 영어로 peep show(핍쇼)라고 합니다.

한편 '엿보기 좋아하는 사람'을 가리켜 'Peeping Tom(피핑 톰)'이라고 하는데 여기에는 사연이 있습니다.

옛날 영국 코번트리 영주 레오프릭 백작이 백성에게 지나친 세금을 부과하자 그의 아내 고다이바(Godiva)는 세금을 줄여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영주는 대낮에 알몸으로 말을 타고 시내를 한 바퀴 돌면 그리하겠다고 대답했습니다. 영주는 설마 했지만, 고다이바는 정말 그렇게 했습니다. 감동한 마을 사람들은 창문을 닫고 일부러 보지 않았으나, 톰(Tom)이란 남자 혼자 창틈으로 엿봤다가 벌을 받아 눈이 멀어졌다고 합니다.

풀과바람 '두뇌를 깨우는 영어 퀴즈 쇼'  (박영수 글, 이리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