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 ] 역사로 살펴본 한반도 인구 추이
오대열 기자 도움 자료=통계청 사회통계국 인구동향과, 인구보건복지협회 입력 : 2016.12.13 09:18

전란 영향으로 한때 내리막… 사회 안정기 땐 폭발적 증가
한반도 인구, 2032년 7900만 명 정점 찍고 감소

6·25전쟁 직후 '베이비 붐'… 남한서만 10년간 900만 명 출생
저출산 현상 지속… 100년 후 한국 인구, 지금의 절반수준 될 듯

우리나라 인구가 조만간 정점을 찍는다. 8일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2015~2065년)에 따르면, 저출산 현상이 지속되면서 대한민국 인구는 2031년 5296만 명을 끝으로 내리막길을 걷는다. 이처럼 인구는 사회 분위기와 역사적 사건들에 영향을 받으며 증감을 반복한다. 임진왜란 당시에는 대대적인 인구 이탈이 있었고, 6·25 한국전쟁 이후에는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는 '베이비 붐'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우리나라 인구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결정적인 사건들을 되짚어봤다.

◇삼국시대 380만 명… 조선 초까지 소폭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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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인구수는 정확한 자료가 남아 있지 않지만 사료를 통해 추정해 볼 수 있다. 전덕재 단국대 사학과 교수는 "인구를 추정한 관련 기록에 서로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당시엔 근대적 인구 집계 방법이 없었으므로 정확도가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인구 관련 최초 기록은 BC 1세기에 지어진 중국 역사서 '한서지리지(漢書地理志)'다. 이 책에 따르면 당시 고조선 중심부였던 낙랑 지역에 6만2812호 가구가 살았으며, 인구수는 40만6748명이었다.

고구려, 백제, 신라로 나뉜 삼국시대에는 잦은 전쟁으로 인구 변화가 빈번했다. 인구수의 증감은 주로 전쟁 직후 승패에 따라 포로가 돼 끌려가거나 포로를 잡아오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삼국유사(고려시대 승려 일연〈1206~1289년〉이 쓴 삼국시대 관련 역사책)에 따르면 5~6세기 우리나라 영토에 살던 인구수는 고구려 69만 호·백제 76만 호·신라 17만 호 등을 감안할 때 총 380만 명가량이었다.

고려를 거쳐 조선시대 초기까지는 별다른 인구 변화가 없었다. 조선 초기 인구수는 약 550만 명가량. 하지만 200년 후인 16세기를 전후해 농업 기술의 발달로 인구는 1000만 명을 돌파하며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인구 증가는 17세기 무렵 한 차례 부침을 겪기도 했다. 1170만 명까지 늘었던 인구는 임진왜란(1592~1598년)과 병자호란(1636~1637년)의 영향으로 1090만 명으로 줄어들었다. 전쟁으로 인한 질병과 기근으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한국전쟁 직후 '베이비 붐' 현상으로 인구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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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23일 태어난 오천만둥이 모습. 이날 우리나라 인구는 공식적으로 5000만 명을 돌파했다. / 조선일보 DB
한반도 인구는 전란 등으로 한 차례 정체기를 겪었지만, 다시 가파른 상승세를 회복했다. 1910년 집계된 총인구는 1742만 명. 불과 300여 년 사이 70%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여줬다.

1925년, 국내 최초로 근대적 방법을 활용한 조사가 이뤄지며 정확한 인구 집계가 가능해졌다. 집계를 보면 암울했던 일제강점기 시절에도 인구는 늘어났다. 광복 전해인 1944년에 한반도에 사는 총인구는 2512만 명에 달했다. 광복 이후(1949년)에는 2927만 명으로 그 수가 더 늘었다. 일제의 탄압을 피해 해외에 거주하던 동포들이 귀환하면서 인구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분단의 비극으로 불리는 6·25 한국전쟁도 인구 증가를 막지 못했다. 전쟁이 끝난 후 '베이비 붐(Baby Boom)'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베이비 붐이란 전쟁이나 불경기 등 불안정한 상황이 끝나고 풍요롭고 안정된 상황에서 생기는 인구 증가 현상. 남한에서만 1955년에서 1964년 사이 태어난 '베이비 부머'가 약 900만 명에 달했다.

전쟁 직후 남북한 사회가 안정기로 접어들자 인구수도 이를 반영하듯 증가했다. 1980년 총인구가 5000만 명을 돌파한 데 이어 35년 후인 2015년에는 7621만 명까지 인구가 늘었다.

◇15년 뒤 '인구 절벽' 직면

성장세를 보여왔던 우리나라 인구는 앞으로 정체기에 들어간다. 통계청의 인구 추계 시나리오에 따르면 한국의 인구는 2031년(5296만 명)을 정점으로 본격적인 감소세에 접어든다. 이 추세대로면 2115년 우리나라 인구는 지난해 절반 수준인 2582만 명으로 예측된다. 북한의 현재 인구 수준이다.

문제는 인구 감소와 함께 저출산, 고령화로 '인구 절벽'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인구 절벽이란 생산 가능 인구(15∼64세)의 비율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현상. 생산 가능 인구가 줄어든다는 것은 얼마 안 되는 경제활동 인구가 예전보다 더 많은 노인과 어린이들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결국 심각한 경제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현재 한국의 총부양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지만 2065년에는 가장 높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 인구 흐름 알면 세계사도 보인다

기원전(BC) 500년만 해도 세계 인구는 다 합쳐봐야 1억 명이었다. 세계 인구수가 10억 명에 이른 건 1805년쯤. 당시 인구 증가 속도는 11~13세기를 뒤흔든 '십자군 전쟁'과 15세기 유럽 전역에 퍼진 페스트 등의 전염병 때문에 더뎠다.

18세기 후반 시작된 산업혁명은 주춤했던 인구 증가에 불을 댕겼다. 산업의 발달로 기술과 의학이 동시에 발전하면서 평균 수명이 크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세계 인구는 10억 명을 돌파한 지 겨우 122년 만인 1927년, 또다시 20억 명을 돌파했다.

세계 인구는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999년 세계 인구수는 '60억'이란 어마어마한 숫자에 도달했다. 2011년에는 70억 명을 넘어섰다. 2015년 세계 인구는 73억2000만명을 기록하며, 5년 만에 무려 3억 이상 증가했다. 이 추세대로면 2060년에는 99억6000만명이 지구촌에 옹기종기 모여 살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