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이 수도에서 볼 수 있는 만큼의 진기하고 값진 상품이 전해내려오는 도시는 온 세계를 찾아봐도 따로 없을 것이다.보석, 진주를 필두로 온갖 희귀한 물건, 보화가 인도에서 전해지며,카타이를 비롯하여 기타 여러 지방에서 나는 사치품 등도 모조리 여기에 가져오게 된다.이곳 캄발룩에는 대칸 이하 수많은 왕비와 중신, 방대한 수의 시민, 병사,게다가 대칸 조정에 조회하기 위해 내경하는 사람들이 모두 거주하기 때문이다.


치밀하고 생생한 여행기

'동방견문록'은 소아시아, 중앙아시아, 몽골 제국, 중국, 러시아와 북극 지방 등 방대한 아시아를 여행하고 쓴 여행기로, 서구의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혔어요. 당시만 해도 서구인들에게 동방은 신비와 미지의 세계였던 만큼 많은 사람이 마르코 폴로의 여행 기록에 관심을 보였지요.

하지만 이 작품을 단순한 아시아 방문 기록으로만은 볼 수 없어요. '동방견문록'의 원래 제목은 '세계의 서술'이었어요. 이 책의 무대는 아시아 외에 아프리카와 시베리아, 러시아까지 사실상 유럽을 제외하고 당시까지 알려진 모든 '세계'를 포괄하고 있거든요. 서구인들이 일찍이 밟아 보지 못한 세계의 다양한 지역과 주민들의 모습을 그림처럼 생생하게 그려 냈지요. 당시 아시아에 대한 귀중한 자료가 됐을 뿐만 아니라, 훗날 신항로와 신대륙을 발견하는 계기도 됐답니다.

▲ 마르코 폴로가 묻힌 산 로렌초 성당.

선구적인 모험가이자 여행가

마르코 폴로는 이탈리아의 상인이자 여행가로 베네치아에서 태어났어요. 1271년부터 유럽에서 아시아까지 여러 곳을 여행하고, 중국 원나라에서 관직에 올라 중국에서 17년간 살았지요. 이 기간 아시아에 대한 견문을 넓힌 그는 1290년 무렵 중국을 떠나 베네치아로 돌아와 '동방견문록'을 썼어요.

▲ ‘동방견문록’ 속 한 페이지.

풍부한 백과사전적 서술

'동방견문록'의 재미는 사실적인 생생함에 있어요. 마르코 폴로는 도시를 설명할 때 동서남북과 동북·동남·서남·서북의 8방위 체계로 구체적인 방향을 명시해 읽는 이로 하여금 함께 여행하는 기분을 주었지요. 또한 종교, 주식과 생업은 무엇이며,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지는 물론, 각 지역의 특산물과 동식물까지 기록해 놓았어요. 이런 방대한 기록 때문에 백과사전을 읽는 느낌도 들어요.

동방견문록은 모두 거짓이다?

'동방견문록'이 출간되자 많은 사람이 허풍이라고 비난했어요. 심지어 친구들도 그의 말을 믿지 않아서 거짓을 참회하라고 했지요. 그러자 마르코 폴로는 이렇게 말했어요, "아직 나는 내가 본 것의 반도 다 말하지 못했다네." 지금도 '동방견문록'의 진위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일부 과장된 면이 있긴 하지만, 당시의 중국 기록 등과 비교해 볼 때 많은 부분이 사실과 일치해요. '동방견문록'이 사실을 기반으로 쓰인 것은 틀림없어요.

감옥에서 탄생한 걸작

'동방견문록'은 놀랍게도 감옥에서 쓰였어요. 1298년 베네치아-제노바 전쟁에 나갔던 마르코 폴로는 포로가 돼 감옥에 갇히고 말아요. 감옥에서 우연히 작가 루스티첼로를 만난 마르코 폴로는 그에게 25년 동안에 걸친 자신의 이야기를 받아써 달라고 부탁했어요. 그 결과 이 기념비적인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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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제국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 역사상 가장 방대한 영토를 지녔던 나라예요.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유라시아 대륙의 대부분을 정복한 칭기즈 칸이 건설해 손자인 쿠빌라이 칸의 시대까지 약 150년간 이어졌어요. 때문에 ‘동방견문록’에도 13세기 후반의 몽골 제국과 그 주변 세계에 대한 생생한 증언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