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바꾼 날씨] "곧 장마가 시작되옵니다" 전쟁 반대한 이성계 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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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20 09:39

―장마로 일어난 위화도 회군

14세기 중반, 중국을 다스리던 원나라가 몰락하면서 북쪽으로 쫓겨났어. 곧이어 중국에는 명나라가 세워졌지. 명나라는 고려를 지배하기 위해 고려와 원나라의 교역을 막았어.

고려에서는 이를 두고 의견이 갈렸어. 원나라를 지지했던 최영 장군은 명나라를 공격하자고 했고, 명나라를 지지했던 이성계 장군은 전쟁을 반대했지.

1388년 고려 우왕 때 일이야. 명나라가 고려에 철령 이북의 땅을 달라며 위협하자 최영 장군이 우왕에게 말했지.

"명나라는 이제 막 건국한 나라라 힘이 세지 않습니다. 게다가 원나라와 전쟁 중입니다. 이럴 때 오히려 요동 땅을 먼저 공격합시다."

옆에 있던 이성계 장군이 한 발 나와 우왕에게 말했어.

"전하, 아니 되옵니다. 괜히 들쑤셔서 화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우왕은 고민 끝에 최영 장군의 말을 따르기로 했어.

이성계 장군은 싸움터로 나가기 전에 우왕을 찾아 다시 한 번 더 간곡히 호소했어.

"명나라와 전쟁을 해서는 아니 됩니다! 여름에 전쟁하는 건 위험한 일입니다. 너무 더워 병사들이 잘 싸울 수 없사옵니다. 또한 곧 장마가 시작되옵니다. 여름철 여러 날 계속해서 비가 내리면 활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역사를 바꾼 날씨] "곧 장마가 시작되옵니다" 전쟁 반대한 이성계 장군
하지만 우왕은 이성계 장군의 말을 듣지 않았어. 결국 이성계 장군은 우왕의 명령대로 군대를 이끌고 요동으로 향했어.

5월 중순이 지날 무렵, 이성계 장군은 압록강에 도착했어. 강 가운데에 있는 위화도가 보였어. 요동 땅을 밟기 위해서는 이섬을 건너야만 했지.

그런데 이성계가 예상한 대로 장마가 시작됐지 뭐야. 비가 억수같이 내려 압록강의 물은 점점 불어났어.

비가 잠깐 그친 사이에 이성계 장군이 병사들에게 말했어.

"비가 언제 또 내릴지 모르니 빨리 강을 건너야 할 것이다."

병사들은 서둘러 강물에 뗏목을 띄웠어. 하지만 고려군이 강 중간쯤 왔을 무렵, 멈췄던 장맛비가 다시 쏟아졌어. 고려군은 어렵게 위화도에 도착했지만 병사들이 물에 빠져 죽거나 병에 걸려 꼼짝할 수 없었어.

"식량이 비에 젖어 모두 상했어."

"해를 봐야 갑옷을 말릴 텐데, 젖은 갑옷은 무거워서 걷기 어려워."

이성계 장군은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판단해 당장 우왕에게 편지를 보냈어.

'전하, 여러 날 내리는 장마로 강물이 불었습니다. 위화도를 건너다 많은 병사가 죽었고, 비에 젖은 활과 화살은 아교(접착제)가 풀어져서 쓸 수 없게 됐습니다. 저희가 되돌아갈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시옵소서.'

하지만 우왕과 최영 장군은 계속 전진하라는 답장을 보냈단다. 이성계 장군은 병사들에게 명했지.

"지금 당장 개경으로 돌아갈 것이다."

이게 바로 이성계 장군의 위화도 회군이야. 위화도에서 군대를 돌려 내려온 이성계는 최영 장군과 맞서 싸웠어.

결국 이성계 장군이 이겨 우왕은 추방되고, 최영 장군은 귀양을 갔지. 위화도 회군으로 이성계 장군은 조선 건국의 기초를 다질 수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