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에 올라온 사진 한 장이 전 세계를 슬픔에 빠뜨렸습니다. 시리아 내전 중 발생한 화학무기 공격으로 숨진 생후 9개월 쌍둥이의 모습이었어요.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지난 6년간의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어린이 사망자 수는 약 1만7400명에 달한다고 해요. 시리아의 아이들에게 닥친 이 비극을 멈출 방법은 없는 걸까요?

작은 낙서 하나에서 시작된 '시리아 내전'

중동에 위치한 시리아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무척 평화로운 나라였어요. 하지만 2011년 시작된 내전(內戰·나라 안에서 일어나는 전쟁)으로 그 모습은 180도 바뀌게 됐어요.

내전의 시작은 한 줄의 낙서였어요. 학교 담벼락에 민주화를 요구하는 낙서를 한 10대들이 체포돼 고문을 당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죠. 이에 반발한 국민이 거리로 나섰고 정부군이 이를 무력으로 진압하면서 갈등이 시작됐습니다. 결국 ‘반정부군’이 결성되면서 시리아 내전으로 발전하게 됐답니다.

시간이 갈수록 시리아 상황은 복잡하게 돌아갔어요. 민주화 시위에서 이제는 이슬람 종파 간 분쟁으로 번졌습니다. 여기에 테러 집단인 IS도 내전에 참여하면서 시리아는 말 그대로 끝을 알 수 없는 혼란에 빠져들게 됐어요.

극한 상황에 내몰린 시리아 아이들

6년간 이어진 내전으로 시리아는 ‘죽음의 땅’이 됐어요. 건물이 무너지고 수많은 시리아인이 희생당했죠. 어린이도 예외는 아니었어요. 단지 시리아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힘없고 연약한 어린이들은 크나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유엔아동기금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시리아에서 최소 652명의 어린이가 공습이나 포격 등으로 목숨을 잃었어요. 이뿐 아니에요. 지난해 무장 세력의 ‘소년병’으로 끌려간 어린이는 850여 명에 이른다고 해요. 소년병들은 직접 총을 들고 전투에 참여하기도 하고 자살 폭탄 테러에 이용되기도 해요. 정말 끔찍한 일이죠.

나머지 어린이들의 삶도 비참하긴 마찬가지예요. 학교에 다니는 건 꿈도 못 꾸는 상황이죠. 시리아 전체 가구의 75%가 생계를 위해 아이들을 일터로 내보내고 있어요. 어린이들은 청소부, 넝마주이, 목수, 미용사 등으로 힘들게 일하고 있어요.

전 세계에 시리아 참상 알릴 '알레포 소녀'

시리아에서 연일 끔찍한 일들이 벌어졌지만 세계 각국은 무관심하기만 했어요. 그러던 중 한 소녀의 용기 있는 행동이 세계인의 눈과 귀를 시리아로 돌렸어요. 주인공은 바로 시리아 알레포에 살던 바나 알라베드(7) 양이에요.

바나 양은 지난해 시리아 내전의 참상을 트위터를 통해 중계했어요. ‘평화를 원해요’라는 첫 글을 시작으로 시리아의 비참한 상황을 일기 쓰듯 생생히 전했죠. 사람들은 바나 양에게 ‘21세기 안네 프랑크’라는 별명을 붙여주며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지금도 37만 명이나 되는 사람이 바나 양의 트위터 계정을 팔로잉하고 있답니다.

수차례 위험을 겪고 시리아를 탈출한 바나 양은 지난해 말 미국 뉴스 전문 매체인 CNN이 선정한 ‘올해의 여성’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어요. 시리아 내전의 참상을 사람들에게 알린 공로를 인정받은 거죠. 현재는 자신이 겪은 시리아 내전을 주제로 책을 쓰고 있대요. 부디 더 많은 사람이 시리아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 마음에서요.

시리아로 향하는 도움의 손길

한편 내전으로 고통받는 시리아에서 시민들의 ‘영웅’으로 떠오른 이들이 있다고 합니다. 2013년 결성된 시리아 시민방위대 ‘하얀 헬멧’입니다. 이들은 폭격으로 폐허가 된 위험천만한 현장에 긴급 출동해 어린이를 비롯해 수많은 민간인을 구하고 있어요.

외신에 따르면 하얀 헬멧은 지금까지 7만8000여 명의 목숨을 구했습니다. 초창기 20여 명이었던 하얀 헬멧 대원은 현재 3000여 명에 이른다고 해요.

국제사회도 시리아를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습니다. 이달 초, 전 세계 70개국 정부 대표와 국제기구 및 시민단체 대표들은 시리아 재건에 60억 달러(약 6조7650억원)를 긴급 지원하기로 결정했어요. 이들은 또 시리아 정부군과 반정부군에 ‘내전을 끝내라’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