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간다!'

새 학기 첫날, 너무 긴장이 됐다. 왜냐하면 별로 마음에 안 드는 애들, 바로 덩치가 크고 화를 잘 내는 친구들과 같은 반이 됐기 때문이다.

학교에 갔다. 내가 아는 친구는 한 명뿐이었다. 평소에 짓궂은 장난을 많이 치는 친구들이 눈에 보이니 나는 너무 긴장이 돼서 말도 안 하고 가만히 있었다.

담임 선생님이 오셔서 앉을 자리를 정해주셨다. 그런데 내 자리 바로 앞에 같은 태권도 학원에 다니는 아이가 앉았다. 평소에 잘난 척을 꽤 많이 하는 친구였다. 왠지 기분이 좋지 않았다.

첫날이 무사히 넘어가고 둘째 날이 되었다. 4학년 때 친구들이 그리워서 쉬는 시간에 그 친구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쉬는 시간이 금방 끝나버렸다. 서둘러 달려서 우리 반에 들어가려고 하니 아이들이 뒷문을 닫아버렸다.

나는 너무 화가 나서 욕을 했다. 그때 내 뒤에서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야, 욕하지 마!"

뒤를 돌아본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나와 3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인데, 내 기억으로는 그 친구가 3학년 때 욕을 엄청 많이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큰소리로 "야! 너도 3학년 때 욕 엄청 많이 했으면서!"라고 했다. 그랬더니 그 친구가 "나 이제 욕 안 하기로 했어. 그러니까 너도 하지 마!"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순간적으로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그 친구가 꽤 멋있어 보였다. 내가 기억하던 나쁜 모습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 친구와 같은 반이 되어서 기분이 안 좋고 걱정이 됐는데 달라진 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좀 마음이 편해졌다. 좀 거친 아이들이 많은 우리 반이지만, 아이들과 사이좋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

〈평〉 학생이라면 누구나 겪는 새 학기 때 일을 다뤘다. 아주 평범하고 흔한 글감이지만 글쓴이만의 색다른 분위기와 경험이 담겨 재밌다. 특히 결말이 매우 신선하다. 반전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고학년다운 솜씨다. 남다른 반전으로 글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 글을 흥미롭게 만든 점을 칭찬하며 입선에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