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토성 탐사선 '카시니(Cassini)'호가 마지막 임무에 나섰다. 지금껏 그 어떤 우주선도 가보지 못한 토성의 얼음 고리 안쪽을 탐험하는 임무다.

26일(현지 시각)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1997년 발사된 카시니가 20년에 이르는 탐사 임무의 마지막 단계인 토성의 고리 탐사를 위해 '다이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다이빙 미션은 거대한 얼음 조각과 암석 물질로 이뤄진 토성 고리 안쪽에서 길을 찾아야 하는 매우 정밀한 작업이다.

카시니는 오는 9월 15일까지 약 5개월간 토성 주위를 22회 공전하며 토성 고리 안쪽을 탐사하게 된다. 토성을 향해 다가가는 카시니의 최고 낙하 속도는 시속 12만㎞에 이른다. NASA는 이번 탐사로 토성의 구조와 중력, 토성 공전의 신비를 풀겠다는 계획이다. 또 토성의 대기권 외곽을 촬영한 사진도 최초로 얻게 될 전망이다.

카시니는 지구를 떠난 지 7년 만인 2004년 6월 30일 토성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이후 13년 동안 토성을 공전하면서 타이탄, 엔켈라두스 등 토성의 위성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을 지구에 알려왔다.

카시니는 최종 미션을 마친 뒤 토성 대기권 속으로 뛰어들어 최후를 맞게 된다. 현재 연료가 거의 바닥나 있기 때문에 그대로 두면 토성의 위성과 충돌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기권에 들어간 카시니는 유성처럼 불타버리는데, 이 때문에 NASA 과학자들은 이번 임무를 '위대한 최후(Grand finale)'라고 이름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