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박사의 재미만만 생태계] (36) 키티돼지코 박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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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6.01 09:38

길이 2.5㎝ 몸무게 2g… 세계서 가장 작은 포유류

어두운 동굴 안에서 사는 '박쥐'를 아시나요? 박쥐는 새처럼 날아다니는 유일한 포유류예요. 몸의 구조와 기능이 모두 날기에 편리하도록 발달해 있답니다.

태국 서부 지역과 미얀마 동남부 지역에 사는 '키티돼지코 박쥐(사진)'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포유동물이에요. 이 박쥐는 몸길이가 2.5㎝에 몸무게가 2g에 불과해요. 엄지손가락만 하다고 해서 엄지 박쥐라고 부른대요.
	세이브네이처닷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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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박쥐가 처음 세상에 알려진 건 1974년이에요. 태국의 동물학자인 키티라는 사람이 발견해서, 키티돼지코 박쥐란 이름이 붙여졌대요. 생김새는 무척 독특해요. 코가 돼지코처럼 생겼거든요. 몸은 암갈색이나 회색이고 배는 색이 더 연해요. 보통 박쥐는 꼬리가 있지만 키티돼지코 박쥐는 눈에 보이는 꼬리가 없대요. 날개막을 모두 펴면 그 크기가 손바닥만 해요. 아주 얇은 날개막이 어깨에서 기다란 팔을 감싸고 있답니다. 이 날개막을 팔과 손가락으로 정교하게 움직여 날아다니죠.

키티돼지코 박쥐는 낮에는 주로 동굴 천장에 매달려 있어요. 사냥 시간은 새벽녘과 저녁 무렵이에요. 해질 무렵 30분, 해뜰 무렵 20분의 짧은 활동 시간에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곤충을 잡아먹죠. 만일 비라도 내리면 이 활동 시간은 더욱 줄어요. 하루에 몸무게 1.5~2배의 먹이를 먹지만 잘 날아다녀요. 박쥐의 먹잇감은 소에 붙어사는 벼룩부터 파리까지 다양하답니다. 쉴 새 없이 움직이기 때문에 분당 맥박이 1500회까지 올라가는 경우도 있대요. 사람보다 20배나 빠른 심장박동이에요.

키티돼지코 박쥐는 동굴 한 개에 보통 100마리 정도가 몰려 살아요. 활동 반경은 자기 집 1㎞ 이내랍니다. 이 박쥐는 일 년에 한 마리의 새끼를 낳아 길러요. 포유류인 만큼 새끼는 젖을 먹여 기른답니다.

키티돼지코 박쥐의 서식지는 곤충과 벌레가 많은 물가의 석회암 동굴이에요. 사실 동굴에는 박쥐 말고도 다른 생물도 많이 살아요. 대개 무채색에 몸이 굼떠 동굴 안에서만 먹이를 구하죠. 반면 키티돼지코 박쥐처럼 박쥐 종류는 동굴에서 쉬고 자지만 동굴 밖 넓은 세상에서 먹이를 찾는 유일한 고등동물이랍니다.

현재 키티돼지코 박쥐는 멸종 위기 상태에 처해 있어요. 주변 서식지가 개발로 줄어들고 있거든요. 발견된 지 50년도 안 된 이 박쥐가 멸종되면 안 되겠죠? 무분별한 개발이 그만 멈추길 바랄 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