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한 부자가 17마리의 낙타를 남기고 죽었다. 부자에게는 '일봉이' '이봉이' '삼봉이'라는 세 아들이 있었다. 세 아들은 서로 사이가 아주 나빴다. 부자는 세 아들에게 다음과 같은 유언을 남겼다.

"큰아들은 전체 낙타의 2분의 1을, 둘째 아들은 3분의 1을, 셋째 아들은 9분의 1을 나눠 가지거라. 단, 낙타는 한 마리도 죽여서는 안 된다. 만약 그런 일이 생기면 낙타를 모두 기부해 버릴 것이다."

세 아들은 낙타를 어떻게 나눠야 좋을지 궁리했지만, 좀처럼 마땅한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데 때마침 낙타를 타고 이곳을 지나가던 '달봉'이가 그들의 이야기를 듣게 됐다. 달봉이는 세 아들이 모두 만족하도록 낙타를 잘 분배해 줬다. 과연 어떻게 했을까?

먼저, 달봉이가 타고 온 낙타 한 마리까지 더하면 모두 18마리가 된다. 18마리 중 큰아들은 9마리(2분의 1), 둘째 아들은 6마리(3분의 1), 셋째 아들은 2마리(9분의 1)를 가지면 17마리의 분배가 완료된다. 달봉이는 다시 자기 낙타를 타고 유유히 노을진 사막으로 사라졌다고 한다.

그런데 잠깐! 엄밀히 계산하면, 이렇게 나눈 것은 정확하지 않다. 달봉이의 낙타 한 마리를 포함했기 때문에 아버지가 남긴 유산의 기준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원래대로 17마리를 기준으로 삼으면 큰아들은 8.5마리, 둘째 아들은 5.66마리, 셋째 아들은 2.84마리를 가질 수 있다. 자식들이 사이좋게 지내기를 바란 아버지의 유언을 달봉이가 나타나 흩트려 놓은 셈이다.

학지사 '개콘 만큼 재미있는 생활 속 수학 이야기' (김수봉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