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마을에 사는 수민과 동민 남매는 "강아지를 주겠다"는 골동품 장수의 말에 할머니가 아끼던 꽃신을 몰래 건넨다. 강아지를 받아든 기쁨도 잠시, 남매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구급차에 실려가는 할머니를 보게 된다. "애타게 꽃신을 찾으셨다"는 엄마의 말에 남매는 꽃신을 찾아나선다. 여기저기 헤매다 이름 모를 동굴 앞에 다다른 남매 앞에 믿을 수 없는 환상의 세계가 펼쳐진다.

'국악극'과 '영화'가 만났다. 국립국악원이 추석을 맞아 선보이는 공연 '꼭두'는 꽃신을 찾아 모험을 떠난 남매와 망자를 인도하는 저승의 일꾼인 꼭두들의 이야기를 국악극과 영화라는 두 가지 예술 형식을 빌려 담아낸 작품. 현실 세계(이승)의 일상은 스크린에 투사하고, 환상 세계(저승)의 모험담은 무대 위의 춤과 노래로 웅장하게 표현했다.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만추' 등으로 유명한 김태용 감독이 '꼭두'의 극작과 연출을 맡았다. 김 감독은 '편집'이라는 장치를 통해 효과적으로 서사를 전달하는 영화와 폭넓은 정서를 표현하는 데 특화된 국악의 장점을 극대화해 아름다우면서도 신비한 '꼭두'의 이야기를 완성했다. 여기에 '라디오스타' '사도' 등으로 청룡영화상 음악상을 받은 방준석 음악감독과 국립국악원 연주단이 함께 만드는 풍성한 음악이 귀를 즐겁게 한다.

배우들의 열연도 기대를 모은다. 영화 '부산행' '군함도'를 통해 충무로의 샛별로 떠오른 김수안 양이 수민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조희봉, 심재현, 이하경, 박상주 등 베테랑 배우들이 주인공 남매의 곁을 지킬 4명의 꼭두로 분해 관객을 울리고 웃길 준비를 마쳤다.

공연은 다음 달 4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 무대에서 펼쳐진다. 추석 연휴 기간인 4일부터 8일까지는 관람료를 50% 할인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