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담으로 만나는 문화] "짚신도 제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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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0.12 09:34

재주 많은 처녀, 벼랑 아래서 제짝 찾았네

옛날에 하루에 베 열두 필을 짜는 신기한 처녀가 있었어요. 결혼할 나이가 된 처녀는 자기처럼 재주가 뛰어난 신랑을 원했어요.

처녀의 부모가 신랑감을 구하는데, 하루에 커다란 기와집을 짓는 재주를 가진 총각이 찾아왔어요. 하지만 총각이 지은 집을 본 처녀는 문의 기둥 하나가 거꾸로 되어 있다면서 혼인하지 않겠다고 했어요.

	'짚신도 제짝이 있다'
다음에는 벼룩을 잡아 코를 꿰는 재주를 가진 총각이 찾아왔어요. 총각의 재주를 본 처녀는 마지막에서 두 번째 벼룩은 코를 안 꿰고 목을 묶어 놓았다며 혼인을 거절했어요.

그러고는 몇 해 동안 찾아오는 사람이 없었어요. 결국 처녀는 직접 신랑감을 찾아 나섰지만, 몇 해가 지나도 찾지 못했어요.

"이러다간 시집도 못 가고 늙어 죽겠구나."

높은 산에 올라 구슬피 울던 처녀는 발을 헛디뎌 벼랑 아래로 떨어졌어요. 그런데 웬 총각이 광주리로 처녀를 받아 살려 냈어요.

총각은 처녀가 떨어지는 걸 보고 순식간에 대나무를 꺾고 쪼개어 광주리를 엮은 거예요. 처녀는 그 총각과 결혼해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쏙쏙 우리 속담_ 가장 흔하고 싼 신발인 짚신도 짝을 이루고 있다는 말로, 누구라도 제짝이 있다는 뜻이에요.

남녀노소 모두가 신던 짚신

	짚신
짚신은 볏짚으로 만든 신발이에요. 볏짚을 꼬아 새끼를 만들고 이것을 엮어 만들었지요. 우리나라에서는 2000여 년 전부터 짚신을 신기 시작했다고 해요. 이후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일반 백성은 물론 가난한 양반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이 짚신을 즐겨 신었어요.

우리 조상은 농사일이 한가한 겨울이면 사랑방에 옹기종기 둘러앉아 짚신을 삼았어요. 직접 만들어 식구들에게 주고 남는 것은 장에 내다 팔기도 했지요. 짚신은 오른쪽과 왼쪽의 구분이 없어요. 같은 크기로 두 개씩 만들어서 짝을 지었거든요. 따라서 비슷한 크기의 짚신은 모두 서로 짝이 될 수 있었답니다.

북스마니아 '우리 문화야, 속담을 알려줘!' (이영민 글, 임종철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