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해안에 밀려드는 버려진 플라스틱 어망(그물)이 바다거북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다.

2일 호주 공영 ABC 방송에 따르면, 호주 북부 동서 670㎞, 남북 770㎞ 길이의 카펀테리아만에 서식하는 멸종 위기의 바다거북들이 마구잡이로 버려진 어망에 갇혀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카펀테리아만은 세계 7대 바다거북 종 가운데 6개 종이 서식하는 곳이다.

카펀테리아 해안가에 떠밀려 온 폐망 중 일부는 무게가 수t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 고기잡이 배에서 유실되거나 인간이 고의로 바다에 버린 것들이다. 폐망에 몸이 걸린 거북이들은 수 주 동안 갇혀서 꼼짝하지 못하다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지난 2013년 한 환경단체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 내에서 한 해 최소 5000마리 거북이가 어망에 걸려 목숨을 잃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다거북을 포함한 해양 생물들이 버려진 어망을 먹이로 착각해 먹고 죽는 사례도 많다.

호주에 본부를 둔 비정부기구인 세계동물보호(WAP) 소속 벤 피어슨은 "보수적으로 잡아도 매년 약 800만t의 플라스틱이 호주 해안가로 흘러 온다"며 "해안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호주 당국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현재 호주 연방과학원(CSIRO)은 카펀테리아만 지역에 거주하는 원주민과 함께 주기적으로 해안가를 점검하며 폐어망을 거둬들이고 있다. 또 호주 내 폐어망 오염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내년에 약 3000㎞ 해안가를 따라 실태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