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강진으로 인명과 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15일 오후 2시 29분경 포항 북구 북쪽 9㎞ 지점에서 발생한 이번 지진은 1978년 우리나라에서 지진 관측이 시작된 이후 둘째로 위력이 강했다. 역대 1위는 지난해 9월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이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6일 이번 지진으로 60명 이상이 다치고 1500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부상자 대부분은 경상을 입었으나 1명은 크게 다쳐 수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가옥 파손 등의 이유로 집을 나온 이재민들은 포항 흥해 실내체육관을 비롯한 27곳으로 대피했다.

시설 피해도 잇달았다. 1200채가 넘는 주택의 지붕이 파손되거나 벽에 금이 갔고, 학교와 도로, 철도, 상·하수도, 항만 등 공공시설의 피해도 컸다. 또 경주 기림사 대적광전을 비롯한 17건의 문화재가 균열이 생기거나 기와가 떨어지는 등 피해를 봤다.

기상청은 이번 포항 지진을 단층 활동에 따른 '자연지진'으로 분석했다. 이미선 국가지진화산센터장은 15일 기상청 브리핑을 통해 "양산단층에서 뻗어나온 장사단층에서 지진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양산단층은 경북 포항과 경주, 부산, 경남 양산을 잇는 170㎞ 길이의 단층으로 지진 발생 가능성이 있는 '활성단층'으로 분류된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여진이 앞으로 수개월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15~ 16일 사이 총 40차례가 넘는 여진이 발생했다. 대부분 규모 2.0대에서 3.0대의 약한 지진이었지만, 규모 4.6의 여진도 한 차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