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인터뷰] '유튜브계의 초통령' 도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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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2.07 09:51

초등생 조카들도 볼 수 있게… 건전한 콘텐츠만 만들죠

"요즘 불러주는 곳이 많아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요. 얼마 전에는 전국 순회 팬미팅을 진행했는데 행사장 가득 모인 팬들을 보고 '이렇게까지 나를 아끼고 좋아해 주는구나' 싶어 감사했죠. 심지어 제가 가는 지역마다 찾아온 아이도 있었어요(웃음)."

	[THE 인터뷰] '유튜브계의 초통령' 도티
지난 4일 도티가 자신이 일하는 샌드박스 네트워크 사무실에서 도티 인형을 들어 보이고 있다. / 이신영 기자
지난 4일 서울 강남구에서 만난 도티(본명 나희선·30)가 말했다. 도티는 약 200만 명의 구독자를 가진 유튜브 채널 '도티 TV'의 운영자. 그가 올린 영상은 매번 조회 수 100만 건을 넘어서며 화제가 된다. 주요 시청자인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는 '초통령(초등생의 대통령)'으로 불릴 정도다.

◇잠자는 시간 쪼개가며 '1일 1영상' 올려

	[THE 인터뷰] '유튜브계의 초통령' 도티
도티가 유튜버로 활약하기 시작한 건 2013년이다. 연세대학교 법학과 출신으로 방송국 PD를 꿈꿨던 그는 미디어 관련 경험을 쌓고자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게임 마니아'였던 만큼 당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던 마인크래프트를 영상 소재로 선택했다. 마인크래프트는 블록으로 이뤄진 세계 속에서 플레이어가 하고 싶은 행동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꾸며진 게임. 원하는 자원을 채취하거나 집을 짓고, 농사를 하는 식이다.

도티는 "단순히 게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보다는 그 안에서 다양한 캐릭터들이 벌이는 상황극을 담기로 했다"며 "쉽게 말해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온라인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뛰어난 입담은 많은 이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데 한몫했다. "어릴 적부터 남들 앞에서 재밌게 이야기하고 분위기를 주도하는 건 자신 있었어요. 초등학생 때 학급 반장은 빼놓지 않고 맡았고 전교회장으로도 활동했죠."

그는 365일 쉬지 않고 새로운 영상을 올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동영상 길이는 보통 20여 분. 혼자서 기획·촬영·편집까지 도맡아 하던 초창기에는 잠자는 시간 3~4시간 빼고 온종일 일만 했다. 현재는 더 나은 콘텐츠를 보여주기 위해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과 함께 작업해 영상을 올린다.

"팬들과 소통하는 일만큼은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않아요. 하루에 댓글 수만 개가 달리는데, 바빠도 매일 한 시간씩 확인하고 댓글을 달거나 하트를 눌러요. 댓글 내용을 캡처해 영상에 담기도 하죠. 제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직접 확인하고 피드백을 해주는 게 팬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해요."

◇온라인 개인 방송 최초로 TV 프로그램에 편성

	[THE 인터뷰] '유튜브계의 초통령' 도티
도티는 시청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했다. 어린이들이 직접 도티에게 자신이 보고 싶은 주제의 영상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학교에서 유행하는 장난감, 모바일 게임 정보를 댓글로 남기거나 이메일로 알려주기도 한다.

"영상을 만들 때 지나치게 자극적이거나 학생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만한 내용은 제외합니다. 제가 방송하면 아이들이 그대로 따라 하니 말 한마디도 신중하게 내뱉죠. 제 조카들도 초등학생이거든요. 그 애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삼촌이 되고 싶어 건전한 콘텐츠만 제공합니다."

지난해부터는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인 애니맥스를 통해 그의 유튜브 영상이 방송되고 있다. 온라인 개인 방송을 국내 TV 프로그램으로 편성한 경우는 처음이다. 도티의 동영상에 비속어나 유해한 내용이 없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유튜브와 TV로 그의 영상을 보면서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어린이들도 많아졌다. 도티는 "크리에이터에 대해 '쉬운 직업'이라고 환상을 갖는 친구들이 있다"며 "자신이 관심 있는 주제의 영상을 찍어 내보내는 게 전부는 아니다"라고 했다.

"끊임없이 창의적인 콘텐츠를 생산해야 하고, 남들 쉴 때 마감에 쫓기는 편집장의 심정으로 지내기도 해요. 무엇보다도 수만 명의 사람과 소통하려면 다양한 사람을 이해할 줄 아는 태도를 지녀야 합니다."

다른 이의 이야기에 공감하는 능력은 독서를 통해 개발 가능하다. 도티는 학창 시절 부모님으로부터 '책 좀 그만 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독서광이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세상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사고방식을 넓힌 덕분에 뛰어난 공감 능력을 갖추게 됐다고 한다.

"'도티 TV'를 운영하면서 인생관이 달라졌어요. 혼자 행복한 것보다 함께 행복한 삶이 더 좋다는 마음을 갖게 됐죠. 이런 점에서 지금 하는 일에도 큰 사명감을 느껴요. 시간이 흘러 어린이들이 저를 '내 하루의 20분을 행복하게 만들어준 사람'으로 기억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