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으로]

아주 먼 옛날, 꽃들의 나라에서 '화왕(꽃 중의 왕)'이라 불리는 모란꽃이 있었어요.

매일 모란꽃을 만나기 위해 수많은 꽃이 몰려들었어요. 화왕은 꽃들과 노는 데 정신이 팔려 나라를 돌보는 일을 게을리했지요.

어느 날, 장미꽃과 할미꽃이 찾아와 서로 왕의 곁에 있고 싶다고 했어요.

화왕은 둘 중 외모가 뛰어나고 듣기 좋은 말을 하는 장미를 선택하려 했어요. 그러자 할미꽃이 화왕에게 말했어요.

"화왕님 곁에는 듣기 좋은 소리만 골라서 하는 꽃들뿐입니다. 나라를 바르게 다스리려면 저처럼 왕이 백성을 제대로 돌볼 수 있도록 곁에서 충고할 줄 아는 꽃들을 가까이하셔야 합니다."

"네 말도 일리는 있다만, 아름다운 꽃들을 어찌 버릴 수 있느냐?"

"예부터 정직한 자를 멀리하고 아첨하는 자를 가까이하는 왕은 결국 백성의 삶을 힘들게 할 뿐 역사에 남는 성군이 되지 못했습니다."

화왕은 자신이 그동안 신하를 보는 눈이 어두웠다는 생각에 부끄러웠어요. 이후에는 간사한 무리를 물리치고 재능 있는 인재를 뽑아 나라를 발전시키는 데 온 힘을 기울였답니다.

이는 역사책 '삼국사기'에 담긴 '화왕계'라는 이야기예요. 신라가 삼국통일을 이룬 직후 왕이 된 신문왕은 간신들과 유흥을 즐기며 나랏일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어요. 이때 학자인 설총이 신문왕에게 화왕계를 들려줬죠. 설총은 목숨을 걸고 왕에게 충고한 셈이지요.

그의 진심 어린 말에 깨달음을 얻은 신문왕은 이후부터 사치를 멀리하고 충신들과 함께 나라를 돌보는 데 힘을 쏟았어요. 덕분에 신라는 더욱 발전할 수 있었죠.

이처럼 왕이 잘못했을 때는 옆에서 간언(임금에게 옳지 못하거나 잘못된 일을 고치도록 하는 말)을 할 수 있는 신하가 필요해요. 그래서 고려나 조선시대에는 '낭사' '사간원' 같은 직책, 기관을 세워 왕의 정책에 대해 토론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왕에게 조언하도록 했지요.

이러한 정신을 이어받아 우리 헌법과 법률에도 대통령, 정부의 행정 운영을 견제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제도들을 뒀어요. 먼저, 국회는 정부가 제대로 일하고 있는지 따져보고 평가하는 국정감사를 매년 진행해요. 국민의 세금이 적절한 곳에 사용되는지 정부의 예·결산안도 심사하지요. 또 감사원이라는 기관에서는 수시로 정부의 공무원들이 제대로 일을 하고 있는지 살펴본답니다.

이 주의 법사랑 Quiz!

Q. 백성을 돌보고 나라를 걱정하는 꽃들을 곁에 두라는 할미꽃의 충고를 들은 뒤 모란꽃(화왕)이 반성했다는 내용의 이야기가 있는데요. 신라시대 설총이 신문왕에게 들려준 이 이야기의 제목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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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모하세요!

12월 18일까지 법무부 법질서선진화과 홈페이지(main.lawnorder.go.kr)에 접속해 메인 화면 우측 하단에 있는 '역사 속 법이야기' 게시판에 정답을 남겨주세요. 어린이의 이름·학교·학년·주소·전화번호를 반드시 써주세요. 독자 중 5명을 추첨해 문화상품권과 '우리 곁엔 헌법 1·2권'을 보내드립니다. 당첨자는 다음 회에 발표됩니다.

●지난 회 Quiz 정답: 비거

●당첨자: 김가영(이동초 3) 박상훈(탕정초 4) 오서진(서울 강솔초 4) 신지원(서울 대진초 2) 이준원(신일초 4)

공동기획 | 소년조선일보·법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