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이 밝았느냐

남구만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 치는 아이는 상기 아니 일었느냐.
재 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나니.

현대어 풀이

동쪽 하늘이 밝았느냐? 종다리들이 지저귀고 있구나.
소 먹이는 아이는 아직도 안 일어났느냐?
고개 너머 이랑이 긴 밭을 언제 갈려고 하느냐.

● 작품 배경

지은이 남구만(1629~1711년)은 조선 숙종 때의 문신으로 호는 약천(藥泉)입니다.

소론의 대표적인 인물로 영의정까지 지냈지만, 당파 싸움이 심해지자 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가서 여생을 보냈습니다. 저서 '약천집'을 남겼습니다.

'동창이 밝았느냐'는 농촌 사람들의 부지런한 생활이 잘 나타난 시조입니다. 날이 밝았는지도 모른 채 자고 있는 아이를 향해, 지은이는 밭을 어서 갈아야 한다며 서두르고 있습니다.

종달새의 노랫소리와 함께 시작되는 바쁘고 생기 넘치는 농촌의 아침 풍경이 잘 그려집니다.

예림당 '교과서 중심 우리 대표 옛 시조' (안희웅 엮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