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아고라] 한반도 통일에 대한 우리의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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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2.08 09:34

"남북 통일?… 외부 개입 없이 스스로 일궈야"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올림픽에 북한이 선수단과 응원단을 보내면서 남북 교류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통일’에 대한 논의도 덩달아 활발해지고 있다. 어른뿐 아니라 어린이도 북한과 통일에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지난 5일 소년조선일보 본사에서 서울 지역 초등학생 4명이 모여 ‘한반도 통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5일 ‘한반도 통일’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나누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왼쪽부터)한정우, 박은민, 김보경, 한상아 학생.
지난 5일 ‘한반도 통일’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나누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왼쪽부터)한정우, 박은민, 김보경, 한상아 학생./임영근 기자

◇"한반도 통일, 장점과 단점을 따져봐야"

"통일을 언젠가 꼭 이뤄야 할 숙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같은 민족이라는 이유로요. 그런데 제 생각에는 통일했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의 장점을 비교해서 결정할 문제라고 봐요. 무조건 찬성하거나 반대하면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잖아요?"

박은민(서울 초당초 6) 군이 먼저 논의를 이끌었다. 은민 군은 "통일을 하면 북한 핵을 우리가 쓸 수 있으니까 국방력이 높아진다"면서 "북한 땅에 묻힌 지하 광물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통일의 장점을 설명했다.

한정우(서울 언북초 4) 군은 생각이 달랐다. "통일을 하면 통일 비용이라고 해서 수천조 원의 돈이 필요하대요. 인구는 늘어나는데, 돈은 쪼그라들어요. 그럼 경제가 안 좋아질 게 뻔해요. 통일은 무리라고요." 한상아(서울 언북초 4) 양도 같은 의견을 내놨다. "남과 북의 경제력은 45배 정도 차이가 난다고 해요. 실제로는 더 차이 날 수 있지만요. 우리보다 훨씬 먼저 통일을 이룬 독일은 통일 당시에 서독과 동독 경제 격차가 3배 정도였다는데, 그때도 엄청난 갈등을 겪었대요."

가만히 듣고 있던 김보경(서울 덕수초 5) 양이 말했다. "경제적으로 힘들어질 수는 있어요. 그런데 통일로 인해 인구가 늘어나면 어느 정도 해결되지 않을까요? 고령화 문제도 해결되고요. 중국을 보세요. 인구가 국력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내가 북한 어린이라면?"… 입장 바꿔 생각하기

"만약 우리가 북한 어린이라면 통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보경 양이 화제를 돌렸다. 정우 군은 "내가 북한 사람이라면 당장 탈북하고 싶을 거 같다"면서 고개를 저었다. 은민 군도 거들었다. "TV에 나온 탈북자들 말을 들어보면 북한 주민들도 남한이 살기 좋은 곳이라는 걸 알고 있더라고요. 특히 굶주림에 시달리는 어린이들이 많은 것 같던데, 제가 북한 어린이라면 당연히 통일하고 싶을 거 같아요."


	4명의 어린이들이 통일을 주제로 토론하는 모습.
4명의 어린이들이 통일을 주제로 토론하는 모습.

북한에서는 먹을 것을 찾아 헤매는 어린이를 '꽃제비'라고 부른다. 예쁜 이름과 달리 거주지 없이 떠도는 노숙인을 이르는 말로, 규모는 200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산가족 할아버지·할머니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고향이 얼마나 그리우실까요? 제가 이산가족이라면 꼭 통일이 필요한 것 같아요."

은민 군의 말에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현재 등록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수는 13만1344명. 이 중에 생존자는 5만9037명(44.9%)에 불과하다. 생존자 중에서도 80세 이상 고령자가 많아 매년 3000명 정도의 어르신들이 유명을 달리하고 있다.

"더는 모른 척할 수 없는 문제인 것 같아요. 하루빨리 통일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산가족과 북한 어린이들은 꿈을 잃게 될 거예요."(보경 양)

◇"통일 시나리오, 우리가 써볼까?"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모이자 이야기는 자연스레 '통일의 방법' 쪽으로 흘러갔다. 아이들은 '외부의 개입 없이 우리 스스로 통일해야 한다'와 '주변국의 도움을 받아 통일해야 한다'는 두 의견을 두고 고민했다.

먼저 은민 군이 입을 열었다. 은민 군은 "외부의 개입 없이 우리 스스로 통일해야 한다"면서 "미국이나 중국, 일본이 통일에 개입하면 자기들이 도와준 만큼 뭔가를 내놓으라고 할 게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보경 양과 상아 양도 "세상에 공짜는 없다"며 맞장구쳤다. 잠시 생각에 잠겼던 정우 군 역시 "통일을 한다면 우리 힘으로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대화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의견이 합치됐다. 네 명의 아이들은 "드디어 우리 의견이 처음으로 '통일'됐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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