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남기는 5분 동화] <조경구 글> 뽕나무 기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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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2.13 10:09

할아버지의 농장에는 넓은 뽕나무밭이 있습니다. 밭을 거닐면서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십니다.

"건이야, 원래 이 동네에는 뽕나무가 없었단다."

"예? 지금 이렇게 많은데요?"

"그래, 농장 면적의 절반쯤 되지. 처음에 사람들은 이 산을 보면서 토질이 나쁘고 벌레가 많아 뽕나무가 잘 자라지 못할 거라고 했단다. 나는 묘목을 사다 심어 놓은 뒤에 처음엔 잎을 따지 않았단다. 조금 자라난 뒤에는 잎은 따도 가지는 치지 않았고, 다 자란 뒤에는 멀리 뻗은 가지는 쳐 내도 줄기는 자르지 않았지. 또 무성한 잎은 따도 줄기는 휘지 않게 그대로 두도록 했단다."

"왜 그렇게 하신 건가요?"

"자라는 상태에 따라 방법을 조금씩 바꾼 거란다. 곧은줄기를 자르면 나무가 높이 자라지 못하고, 부드러울 때에 휘게 되면 줄기가 멀리 뻗지 못하거든. 그 밖에도 나무껍질이 상할까 봐 나무에 짐승을 묶어 두지 못하게 했고, 해충의 알을 다 제거했단다."

"정말 고생 많이 하셨네요."

"그래, 그렇게 십여 년을 하니까 이렇게 뽕나무가 숲을 이루게 되더구나."
	[생각을 남기는 5분 동화] <조경구 글> 뽕나무 기르기
"노력 끝에 성공!"

"그렇지. 그런데 이렇게 잘 키워 놓으니까 사람들이 뭐라고 했는지 아니? 우리 농장만 뽕나무 기르기에 알맞다고 하더구나. 땅이 좋아서 이렇게 무성하게 자란 거라고…."

"아니, 그 사람들은 할아버지가 그동안 그렇게 애쓰신 걸 몰랐단 말이에요?"

"허허허. 그 사람들이야 내가 뭘 어떻게 했는지 자세히는 모르지."

"그래서 할아버진 뭐라고 하셨어요?"

"그저 딱 한마디만 했단다."

"뭐라고요?"

"어떤 땅에서도 잘 자랄 수 있습니다."

"땅이 달라서 잘 자라는 게 아니라 사람이 잘 보살폈기 때문에 잘 자란 거란 말씀이지요?"

"허허, 그래. 그러고 보니 우리 건이가 이 동네 사람들보다 낫구나."

"에이, 할아버지, 무슨 그런 말씀을…."
※조선 실학자 이익의 저서 ‘관물편’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재구성한 책 ‘아하! 자연에서 찾은 비밀’(한국고전번역원)에서 발췌한 이야기입니다. 한국고전번역원이 만든 애플리케이션 ‘고구마’를 내려받으면 재미있는 고전 이야기를 무료로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