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가작] 줄지 않는 밥

  • 신민서 수원 황곡초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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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3.12 09:33

나는 밥을 싫어한다. 학교에서 밥을 많이 안 먹을 땐 과자나 과일을 먹는다. 밥을 싫어하지만, 급식시간만 되면 배가 고프기는 하다. 하지만 아주 많이는 못 먹는다.

일주일 전, 학교 급식시간에 있었던 일이다. 우리 학교는 급식실이 없다. 그래서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교실에 들어갔다.

조금 기다리니 우리 모둠이 급식을 받을 때가 됐다. 급식 당번들이 밥을 나눠 줬다. 반찬은 김치와 채소 볶음, 그리고 기억은 잘 안 나지만 맛있는 반찬 한 가지가 더 있었다.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문 가작] 줄지 않는 밥
그런데 그날따라 급식 당번들이 반찬은 조금 주고, 밥은 너무 많이 줬다. 하지만 뒤에 기다리는 애들이 많아서 "덜어달라"는 말도 못했다. 다른 날 같았으면 조금만 덜어달라고 부탁했을 것이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내 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밥을 먹기 시작했는데, 아무리 먹어도 밥이 안 줄어드는 것 같았다. 한 숟가락, 두 숟가락, 세 숟가락…. 너무 많았다. 배는 점점 불러왔다.

다른 아이들은 벌써 국물 같은 남은 음식을 버리는데, 나와 다른 아이들 몇 명은 남은 음식을 먹느라 정신이 없었다. 나는 다른 반찬과 국물을 다 먹어버려서 맨밥만 먹어야 했다.

겨우 밥을 다 먹고 식판을 정리했다. 밥을 너무 많이 먹어서 배가 터질 것 같았다. 5교시 수업이 다 끝날 때쯤에야 조금 소화가 되는 것 같았다.

우리 반 아이들은 순서대로 급식당번이 돼 아이들에게 밥을 나눠 준다. 나도 반찬 주기, 밥 주기, 국 주기를 다 해봤다. 그 중 가장 힘든 일은 국 주기다. 왜냐면 국자가 무거워서 손이 아프기 때문이다. 한 번은 밥을 너무 많이 받는 아이 때문에 배식하는 아이들이 먹을 밥이 없었던 적도 있다. 반대로 밥을 너무 많이 줬다면서 얼굴을 찡그리는 아이도 있다. 그러면 나도 조금 화가 난다.

교실 청소 당번과 급식 당번 중 급식 당번이 훨씬 힘든 것 같다. 아이들이 일단 처음에는 주는 대로 먹고, 모든 아이가 다 급식을 받은 다음에 덜어달라고 하거나, 더 달라고 했으면 좋겠다.

<평> 학교 급식시간에 있었던 일을 꾸밈없이 쓴 생활문이다. 밥을 싫어한다는 글쓴이가 너무 많은 양의 밥을 받게 된 순간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덜어달라는 말도 못하고 밥을 다 먹느라 고생하는 모습이 잘 그려졌다. 밥보다 반찬을 적게 받아서 맨밥을 먹느라 힘들었을 텐데,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니 기특하다. 이 글은 '역지사지'라는 사자성어를 떠올리게 한다. 급식을 다 먹는 일도 힘들지만, 급식당번으로서 친구들에게 급식을 알맞게 나눠주는 일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이 글을 읽는 어린이들이 급식을 준비하는 분들의 수고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가작에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