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태극전사·탈북자 출신… 그들의 아름다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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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3.12 09:33

평창 패럴림픽 빛낼한국 국가대표 선수들

	60세 태극전사·탈북자 출신… 그들의 아름다운 도전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이 9~18일 강원 평창·강릉·정선 일대에서 펼쳐진다.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지는 이번 패럴림픽에 우리나라는 총 36명의 선수를 내보낸다. 역경과 시련을 딛고 당당히 패럴림픽 무대를 밟은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정승원/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정승원/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한국 최고령 정승원, 최연소 박수혁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를 통틀어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은 올해로 환갑을 맞은 휠체어컬링 대표팀의 정승원(60)이다. 최연소 출전자는 장애인 스노보드의 막내 박수혁(18). 둘의 나이 차는 무려 42세. 두 선수 모두 패럴림픽 참가가 처음이지만 메달권 진입이 유망한 상황이다.
휠체어컬링 대표팀의 맏형인 정승원은 ‘서드’(한 엔드의 두 번째에서 마지막 차례의 스톤을 던지는 팀원)를 맡고 있다. 그는 20여 년 전 공사 현장에서 자재에 깔리며 하반신이 마비되는 장애를 입었다. 3년간 줄곧 누워만 있던 그는 잔디에서 볼을 굴려 표적 가까이 보내는 ‘론볼’로 재활을 시작했다. 이후 휠체어컬링으로 전향한 정승원은 2009년 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US오픈, 캐나다 오픈 등에 참여하며 세계무대에서 경험을 쌓았다. 지난 6월 패럴림픽 국가대표가 된 정승원은 팀원들과 함께 평창에서 꼭 금메달을 따내겠다는 각오다.

	박수혁/연합뉴스
박수혁/연합뉴스
최연소 참가자 박수혁은 지난해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가 선정한 ‘종목별 주목할 선수 10명’에 이름을 올린 장애인 스노보더다. 2000년생인 박수혁은 오른쪽 팔이 없는 선천성 상지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 상지 장애를 가진 선수들은 스노보드를 탈 때 중심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오뚝이’ 박수혁은 10번 넘어지면 10번 다시 일어섰고 당당히 국가대표가 됐다. 전 세계 등록 선수가 100여 명 안팎으로 비교적 적은 편이라 메달 획득 가능성이 더욱 높게 점쳐지고 있다.

	한상민/연합뉴스
한상민/연합뉴스

패럴림픽 최다(4회) 출전 알파인스키 한상민


장애인알파인스키의 ‘간판’ 한상민(39) 선수는 국내 선수 중 패럴림픽 최다 출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로 패럴림픽 설원을 네 번째 누비고 있다.
한상민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 처음 출전해 깜짝 은메달(알파인스키 대회전 좌식 부문 2위)을 수확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동계올림픽을 통틀어 한국 스키 역사상 첫 메달이었다. 이후 한상민은 2006년 토리노 패럴림픽, 2010년 밴쿠버 패럴림픽에 출전했다. 2014년 소치 때는 국가대표로 선발되지 못해 출전이 좌절됐다.
한상민은 생후 1년 만에 소아마비로 하반신이 마비되는 장애를 얻었다. 몸은 불편했지만 어릴 적부터 운동신경이 남달라 친구들 사이에는 ‘만능 스포츠맨’으로 통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 선생님 권유로 스키를 시작한 그는 순식간에 유망주로 발돋움했다. 전국 장애인동계체육대회에서는 2004년부터 2012년까지 9연패를 달성했다.
8년 만에 참가한 이번 패럴림픽에 대한 한상민 선수의 각오는 남다르다. 40세를 앞둔 나이라 2022년 베이징 패럴림픽 참가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16년 전 솔트레이크시티 패럴림픽에서 천국에 온 기분을 맛봤는데, 그 기분을 이번에 다시 한 번 느끼고 싶다”라고 말했다.

	최광혁/조선일보DB
최광혁/조선일보DB

북한 꽃제비 출신 아이스슬레지하키 최광혁


아이스슬레지하키(이하 아이스하키) 최광혁(30) 선수는 공격적인 플레이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빙판 위의 메시’라는 별명이 붙었다. 아이스하키 선수로 제2의 삶을 살기 전까지만 해도 그에게는 ‘탈북자’ ‘꽃제비 출신’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1987년 함경북도에서 태어난 최광혁은 극심한 가난으로 북한 곳곳을 방황하며 음식을 구걸하는 ‘꽃제비’ 생활을 전전했다. 13세 때인 2000년 5월, 최광혁은 여느 날과 다름 없이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기차 위에 올랐다. 역무원을 피해 도망가다 기차 아래로 떨어졌고 왼발이 바퀴에 깔렸다. 결국 왼쪽 무릎 아래를 절단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이후 먼저 탈북한 아버지의 도움으로 2001년 8월 여동생과 함께 탈북했다. 특유의 성실함과 긍정적인 성격으로 한국 생활에 적응해가던 최광혁은 2011년 대학에 입학하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전직 아이스하키선수 출신인 교직원의 소개로 처음 아이스하키를 배우게 된 것.
2014년 장애인 클럽팀에서 본격적인 선수 생활을 시작한 그는 실력을 인정받아 2016년 11월 강원도청 소속 실업팀에 입단했고, 지난해 7월 패럴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태극마크를 달았다. ‘절대 지지 않는다’가 좌우명이라는 최광혁은 동료와 함께 한국 아이스하키 사상 첫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패럴림픽이란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가 주최하는 신체장애인들의 국제경기대회로 4년 주기로 열린다. 올림픽이 열리는 해에 올림픽 개최국에서 진행된다. 패럴림픽은 1960년 로마 하계 올림픽 때부터 시작됐다. ‘패럴림픽’은 창설 당시 하반신 마비를 뜻하는 영어인 ‘Paraplegia’와 ‘Olympic’을 합성해 만든 용어였다. 이후 신체가 불편한 모든 장애인을 대상으로 범위가 확대돼 ‘신체장애인들의 올림픽’으로 발전했다. 현재는 패럴림픽을 비장애인과 동등하다는 의미에서 ‘Parallel(평행한)’과 ‘Olympic’의 합성어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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