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천 선생님이 들려주는 '기록의 나라' 대한민국] ②훈민정음 해례본

  • 우천 최영록 한국고전번역원 홍보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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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3.13 10:09

발음기관 모양·천지인을 본떠 만든 '소리문자'

지난해 '발명의 날(5월 19일)'을 맞아 특허청이 페이스북 이용자를 대상으로 재미있는 설문조사를 진행했어요. '우리나라를 빛낸 최고의 발명품'을 묻는 조사였지요. 이 조사에서 거북선과 금속활자를 제치고 당당히 1위에 오른 게 무엇인지 알고 있나요? 바로 세종대왕이 창제한 '훈민정음(訓民正音·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이랍니다. 훈민정음은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고유의 문자 '한글'을 뜻하지요. 한국인이라면 누구든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소리문자로 한글을 꼽을 것입니다. 여러분도 동의하지요?

	[우천 선생님이 들려주는 '기록의 나라' 대한민국]
훈민정음 해례본. / 조선일보 DB
우리나라 말이 중국과 달라 말과 글이 서로 맞지 않아,
어리석은 백성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있어도
그러지 못하는 사람이 많구나.
내(세종대왕)가 이를 안쓰럽게 여겨
새로 스물여덟 글자를 만들었으니
모든 사람이 이것을 쉽게 익혀 편하게 사용했으면 하노라.

윗글은 세종대왕이 새로이 28개의 글자를 만들었으니 백성(국민)이 쉽게 익혀 편하게 사용했으면 좋겠다며 직접 쓴 반포문입니다. 실제 훈민정음이 창제된 것은 1443년(세종 25년)이었으나 1446년 9월에 이를 공식적으로 선포했어요.

당시 펴낸 책이 바로 1962년 국보 제70호로 지정된 목판인쇄본 '훈민정음'입니다. 양면 인쇄로 모두 33장이며, 본문 4장과 집현전 학자들(성삼문, 신숙주, 정인지 등)이 쓴 해례(창제 원리를 풀어씀) 29장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책의 크기는 가로 20㎝, 세로 32.2㎝입니다.

이 책에는 훈민정음의 창제 원리가 상세히 쓰여 있어요. 우선 사람의 발음기관 모양을 본떠 만든 자음 5자(ㄱ,ㄴ,ㅁ, ㅅ,ㅇ)를 기본으로 17개의 자음을 만들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또 천지인(天地人)을 뜻하는 ' · ,ㅡ, ㅣ'을 기본으로 모음 11개를 만들었지요. '·'는 하늘(天)의 모습을, 'ㅡ'는 땅(地)의 모습을 각각 본떴으며 'ㅣ'는 하늘과 땅 사이에 서 있는 사람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합니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만들었을 땐 자음과 모음이 총 28자였지만, 오늘날에는 자음 3자와 모음 1자(·)가 소멸해 총 24자입니다. 1946년 우리 정부는 훈민정음 반포일을 양력으로 환산한 날짜인 10월 9일을 한글날로 지정했어요. 1997년 훈민정음 해례본은 조선왕조실록과 함께 우리나라 유산 중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답니다. 세종대왕이 남긴 훈민정음, 정말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유산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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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간송미술관에 소장된 '훈민정음 해례본(국보 제70호)'은 1504년경에 소실됐다가 1940년 경상북도 안동에서 발견됐습니다. 이 책으로 인해 500년 만에 한글 창제에 대한 많은 수수께끼가 풀리게 됐지요. '우리 문화재 지킴이'로 불리는 간송 전형필(1906~1962) 선생은 안동에 훈민정음 해례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1만원이란 엄청난 돈을 내고 이 책을 사들였습니다. 1만원은 당시 고급 기와집 10채를 살 수 있는 돈이었지요. 당시 훈민정음 해례본의 원래 소유주는 1000원을 불렀지만, 전형필 선생은 그 10배를 기꺼이 지불했습니다. 일제강점기, 민족의 자긍심이 담긴 훈민정음 해례본이 그 정도 대접은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우천 선생님이 들려주는 '기록의 나라' 대한민국]

	[우천 선생님이 들려주는 '기록의 나라'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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