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도시라 불리는 이탈리아의 베니스에는 안토니오라는 상인이 살고 있었어요. 안토니오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이자를 받지 않고 돈을 빌려주는 인정 많은 사람이었죠. 그래서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안토니오에게 친구 바사니오가 찾아왔어요. 그는 귀족 출신이었지만 몹시 가난하게 살고 있었죠. 그래서 바사니오가 돈이 떨어질 때면 안토니오가 늘 도와주곤 했어요.

바사니오: "안토니오, 며칠 후에 포샤에게 청혼하려고 하는데, 내가 가진 것이 없어. 청혼하는 데 필요한 돈을 좀 빌려줄 수 있을까?"

안토니오: "당장에라도 빌려주고 싶지만, 내 전 재산이 지금 바다 위에 있다네. 배가 돌아와야 돈이 생긴다네. 자네가 급해 보이니 우선 내 신용으로 돈을 빌려볼게."

안토니오가 돈을 빌리기 위해 사방으로 알아보았지만, 바사니오에게 필요한 큰 금액을 빌려줄 수 있는 사람은 고리대금업자인 샤일록뿐이었어요. 샤일록은 매우 비싼 이자로 돈을 빌려주고, 제때 돈을 갚지 않으면 인정사정 보지 않고 물건까지 빼앗아가며 많은 돈을 벌었어요.

샤일록은 평소 사람들에게 이자 없이 돈을 빌려주는 안토니오를 못마땅하게 여겼죠. 안토니오와 바사니오는 내키지 않았지만 포샤에게 청혼할 비용을 빌리러 샤일록에게 찾아갔어요.

어떤 법이 숨어있을까?

오늘 함께 볼 이야기는 영국의 유명 작가인 셰익스피어가 쓴 ‘베니스의 상인’이라는 이야기예요. 샤일록은 안토니오와는 달리 높은 이율의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주는 ‘고리대금업자’였어요. 이에 베니스의 주민들은 가난한 사람들을 착취하는 샤일록을 탐탁지 않게 생각했지요. 하지만 비싼 이자를 내더라도 샤일록에게 돈을 빌리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샤일록의 행동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까요?

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하고 대한민국의 경제 질서는 개인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한다고 정하고 있어요. 여기에서 ‘경제활동의 자유’가 나오는데요. 즉 물건을 사고팔거나 돈을 빌려주는 등의 경제활동은 개인의 판단에 따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는 거죠. 따라서 샤일록이 자신의 판단에 따라 비싼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주는 것은 적법한 행동이 돼요. 매우 비싼 이자라도 말이죠.

하지만 바사니오와 같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들은 당장의 어려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비싼 이자에 돈을 빌려야 하는 경우가 많겠죠? 그렇다면 결국 경제활동의 자유를 충분히 누리기 어려울 거예요. 이에 우리 법은 불리한 조건에도 돈을 빌려야만 하는 경제적 약자들을 보호하는 ‘이자제한법’과 ‘대부업법(약칭)’을 두고 있어요.

먼저 ‘이자제한법’에서는 돈을 빌려주고 받는 이자의 최고한도를 연 24％로 정하고 있어요. 즉, 돈을 빌린 사람이 동의하더라도 빌려준 돈의 24％가 넘는 금액을 이자로 받을 수 없는 거죠.

그리고 ‘대부업법’은 샤일록과 같이 돈을 빌려주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대부업자들도 역시 연 24％를 넘는 이자를 받을 수 없도록 제한했어요. 위의 법들에 의하면 샤일록은 24％를 넘는 이자를 요구할 수 없고 바사니오와 같은 경제적 약자들이 보호를 받게 되지요.

이처럼 우리 법은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면서도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고 정의로운 경제 질서를 지키는 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답니다.

함께 생각해볼까요?

Q. 바사니오와 같은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이자의 최고한도를 정해둔 법을 무엇이라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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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3일까지 법무부 보호정책과 홈페이지(main.lawnorder.go.kr)에 접속해 메인 화면 우측 하단에 있는 ‘동화 속 법 이야기’ 게시판에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어린이의 이름·학교·학년·주소·전화번호를 반드시 써주세요. 독자 중 5명을 추첨해 법교육 교재인 ‘교과서 속 법 이야기’와 ‘법무부 마스코트 인형<사진>’을 함께 보내드립니다. 당첨자는 다음 화에 발표됩니다.

●당첨자: 박채영(대전 상지초 5), 이채은(서울 개운초 5), 이지원(서울 잠원초 4), 서주영(경기 안산 삼일초 6), 신다연(충남 아산 용화초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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