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어린이] 전국 농구대회 여자 초등 MVP 정현 양

  • 프린트하기
  • 이메일보내기
  • 기사목록
  • 스크랩하기
  • 블로그담기

입력 : 2018.05.18 10:06

어떤 포지션에 서도 '척척'… 만능 소녀, 팀 우승 이끌다

정현이 뛰는 서초초 농구부… 여자 초등 최강팀 꺾고 우승
센터·가드·포워드 모두 소화
"프로 선수로 코트 누비려면 185㎝까지 쑥쑥 자라야 해요"

"결승전 후반에 상대팀 파울로 제가 투샷(자유투를 두 번 던지는 것) 기회를 얻었어요. 2점 차로 지고 있을 때라 성공하면 동점이 되는 상황이었죠. 이 두 골을 성공하면 왠지 이길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어요. 기도하는 마음으로 슛을 던졌는데 정말 성공했어요. 그리고 꿈에 그리던 우승도 따냈죠."

지난 16일 서울 서초초등학교 농구부 연습장에서 만난 정현(6학년) 양이 지난달 열린 제17회 전국초등학교 농구대회의 순간을 떠올리며 웃었다. 서초초는 이 대회에서 여자 초등부 최강팀인 수정초(경기 성남)를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05년 팀 창단 이후 첫 우승이었다. 정현은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준 선수에게 주는 대회 MVP를 받았다.


	전국초등학교 농구대회 MVP 정현 선수가 농구공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전국초등학교 농구대회 MVP 정현 선수가 농구공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 장은주 객원기자

◇모든 포지션 가능한 '올어라운드 플레이어'

올해 전국 초등학교 농구대회에는 전국 41개 초등학교 700여 명의 농구 꿈나무가 참여해 기량을 겨뤘다. 출전하는 대회마다 수정초에 밀려 2~3위에 만족해야 했던 서초초는 치열한 시소게임(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역전을 거듭하는 경기) 끝에 34대32로 우승을 차지했다.

정현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5개월간 농구장에서 살았다"고 말했다. 오후 3시부터 6시까지는 쉬는 시간 없이 팀 연습을 했고, 단체 연습이 끝난 뒤에는 혼자 남아 저녁 9시까지 개인 연습을 했다.

"연습하다 보면 너무 힘들어서 그냥 체육관에 누워버리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차마 그럴 수 없었죠. 제가 주장이고, 저보다 어린 후배들도 함께 있었기 때문에 무너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팀의 대들보 같은 존재인 현이의 가장 큰 장점은 '올어라운드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바스켓 가까이에서 골대를 수비하는 센터, 상대팀의 가장 위협적인 선수를 방어하는 가드, 코트의 왼편과 오른편을 담당하는 레프트 포워드와 라이트 포워드까지 농구 코트 곳곳에서 활약한다. 173㎝의 큰 키에 스피드까지 두루 갖춘 덕분이다. 우은경 서초초 농구부 감독은 "현이는 초등학생 선수 중에서 아주 드물게 모든 포지션을 소화하는 농구 영재"라고 칭찬했다.


	정현 선수가 농구 연습을 하고 있다.
정현 선수가 농구 연습을 하고 있다. / 장은주 객원기자

◇"185㎝까지 크고 싶어요"

정현이 처음 농구를 시작한 건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다. 한때 농구 선수로 뛰었던 어머니가 현이의 남다른 성장 속도를 보고 농구를 권했다.

"엄마가 어느 날 갑자기 같이 농구장에 가자고 했어요. 키가 커서 잘할 거 같다면서요. 2학년 때 제 키가 140㎝였으니까 크긴 많이 컸죠. 친구들이랑 서면 저 혼자 우뚝 솟아 있었죠(웃음)."

주말마다 서초초 체육관을 찾아 5·6학년 농구부 언니들과 함께 공을 가지고 놀았다. 그렇게 한 달이 흘러 정현이가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나 계속 농구할래요."

3학년 때 서초초로 전학을 오면서 본격적인 농구부 활동을 시작했다. 매일같이 점프를 하고 슛을 날리는 동안 1년에 10㎝씩 쑥쑥 자랐다. 정현은 "다른 선수가 실패한 슛이 땅에 떨어지기 전에 잡아채 슛을 넣을 때 가장 짜릿하다"고 말했다.

"매일 아침 우유 1L 한 통을 다 마시고 학교에 가요. 프로 선수가 돼서 올어라운드 포지션을 모두 해내려면 키가 더 커야 해요. 185㎝까지 쭉쭉 자라는 게 목표입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