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서 특히 발전한 분야는 기하학을 비롯한 수학이었어."

"윽, 수학이라고요? 이집트도 마냥 살기 좋은 곳은 아니었군요."

장하다가 머리를 쥐어뜯으며 말했다.

"하하, 이집트 아이들도 우리처럼 수학을 공부했어. 식량을 공평하게 나누기, 땅의 넓이와 건물의 높이 계산하기 등 일상에서 써먹을 수 있는 연습 문제를 빼곡히 담은 문제집도 있었단다. 여기에는 이집트 사람들이 원과 삼각형의 넓이, 원기둥의 높이와 부피를 계산하는 방법 등을 훤히 알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지."

"도대체 그런 것들을 왜 공부한 거죠?"

"그야 수학이 일상생활에 꼭 필요했기 때문이지."

"먹고사는 데 수학이 필요해요?"

"나일강이 범람하면 땅의 모양도 바뀌고, 논밭 경계도 사라져 버렸어. 그래서 물이 빠지고 나면 늘 땅을 새로 측량해 나눠야 했지. 그때 수학 지식이 꼭 필요했던 거야."

"그러니까 나일강 때문에 수학이 발달한 거네요?"

"왜 이집트 문명을 '나일 강의 선물'이라고 하는지 알겠지? 게다가 수학은 피라미드를 짓는 데도 꼭 필요한 학문이었어. 피라미드를 멋지게 지으려면 돌들이 서로 딱 맞물려야 해. 그러려면 각 돌의 길이와 높이, 각도를 정확히 계산해야만 했지. 수학이 발달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단다."

"알겠어요. 그러니까 피라미드에도 이집트의 뛰어난 수학이 숨어 있는 거군요."

"그렇지. 수학 말고도 나일강이 이집트 사람들에게 준 다른 선물이 있어. 바로 달력이야."

"엥? 달력은 수메르 사람들도 만들었잖아요."

"달을 기준으로 만든 '태음력'을 사용한 수메르 사람들과는 다르게 이집트 사람들은 태양을 기준으로 만든 달력인 '태양력'을 사용했어. 이집트 사람들은 언제 나일강이 범람하는지 정확히 알아내기 위해 늘 밤하늘의 별자리를 관찰했지. 그래서 시리우스 별자리가 동쪽 지평선에 나타나면 어김없이 나일강이 범람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어. 그 주기를 계산해 보니 정확히 365일이었단다. 그래서 이집트 사람들은 1년을 365일로 정했어. 우리가 쓰는 달력과 같지?"

"근데 시리우스 별자리랑 태양이 무슨 관계가 있는 거죠?"

"별자리가 같은 곳에서 나타나는 것은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돌았다는 뜻이거든. 물론 이집트 사람들이 지구가 태양을 돈다는 사실을 알았던 것은 아니었단다. 참, 이집트 달력은 오늘날 우리가 쓰는 달력의 할아버지뻘이기도 해. 왜냐하면 이집트의 태양력이 훗날 유럽으로 전해져 지금까지 내려왔거든."

"정말 대단하군요."

"아, 그리고 이집트 사람들은 지금 우리처럼 10진법을 사용했어. 1부터 9까지는 막대기로 하나씩 숫자를 표시하고 10, 100, 1000단위로 올라가면 다른 기호를 써서 숫자를 나타냈지. 자, 그럼 여기서 문제 하나. 이 그림〈★〉은 얼마를 나타낸 걸까?"

"1000이 2개, 10이 하나, 1이 8개니까… 2018 맞죠?"

"정답! 단숨에 알아내다니, 굉장한데?"

용선생이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용선생의 핵심 정리

이집트인들은 별자리를 관측하고 범람 뒤 토지를 측량하는 과정에서 태양력을 만들고 수학을 발달시킴. 또 십진법을 사용했음.

사회평론 '교양으로 읽는 용선생 세계사' (차윤석·김선빈 외 글, 이우일 외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