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희 박사의 신통방통 곤충] ―무당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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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6.04 09:36

귀여운 몸뚱이 무당벌레독 품은 '노란 피'가 생존 무기

따사로운 봄, 낙엽 더미나 돌 틈에서 대가족이 떼로 모여 겨울잠을 자던 무당벌레들이 꼬물꼬물 깨어납니다. 세상 밖으로 나온 녀석들은 뿔뿔이 흩어져 제 갈 길을 갑니다. 한 녀석이 소리쟁이 풀줄기를 오릅니다. 소리쟁이 잎 뒤에는 소리쟁이수염진딧물들이 진을 치고 있군요. 진딧물을 발견한 녀석은 진딧물 쪽으로 달려가더니 겨우내 굶주린 배를 채웁니다. 연약한 진딧물을 한 입씩 깨물어 오물오물 씹어 먹는 모습이 참으로 귀엽습니다.

	[정부희 박사의 신통방통 곤충] ―무당벌레
진딧물 식사에 푹 빠진 녀석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참 매력적입니다. 몸매는 바가지를 엎어 놓은 듯 동글동글 볼록하고, 짧은 더듬이는 푹 숙인 머리 밑에 숨기고 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빨간색 딱지날개는 까만색 점무늬가 여러 개 박혀 있어 굉장히 화려하고, 몸뚱이가 투명 매니큐어를 바른 듯 반질반질 윤이 납니다.

무당벌레의 딱지날개에 찍힌 점무늬에 변이가 많습니다. 주황색 바탕에 까만색 점무늬가 있는 녀석, 노란색 바탕에 까만색 점무늬가 있는 녀석, 까만색 바탕에 빨간색 점무늬가 있는 녀석 등 바탕색과 점무늬 색이 다양합니다. 색깔뿐이 아닙니다. 딱지날개에 찍힌 점무늬의 수에도 변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점무늬의 수도 다르고 색깔이 비슷하거나 달라도 모두 같은 종인 무당벌레입니다. 무당벌레의 빼놓을 수 없는 공통점은 모두 몸 색깔이 굉장히 화려하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무늬의 무당벌레들.
다양한 무늬의 무당벌레들.
왜 무당벌레는 화려한 옷을 입었을까요? 눈에 확 띄는 빨간색, 노란색, 까만색 등은 새나 개구리 같은 힘센 포식자들이 꺼리는 색이어서 경고색이라고 합니다. 특히 새들은 경고색을 띤 먹잇감을 보면 피할 때가 잦습니다.

경고색도 경고색이지만 무당벌레는 건드리면 죽은 듯 몸을 오그리고 뒤집힙니다. 더 세게 건드리면 다리나 입에서 지독한 냄새가 나는 '노란색 피'가 흘러나옵니다. 녀석의 노란 액즙은 사람으로 치면 피에 해당합니다.


	먹잇감 노리고 있는 무당벌레.
먹잇감 노리고 있는 무당벌레.
곤충은 헤모글로빈이 없고 헤모시아닌이 있어 피 색이 빨간색이 아니라 초록색이거나 노란색입니다. 그런데 왜 피를 흘릴까요? 녀석의 노란색 피에는 코치넬린이라는 독 물질이 들어 있습니다. 사람이야 녀석의 피를 보고 놀라지 않지만, 포식자는 노란색 피에 들어 있는 독 물질을 두려워합니다. 독 물질 때문에 녀석을 잡아먹은 포식자는 구역질을 하기도 하고 토할 수도 있습니다.

상상의 숲 ‘곤충의 빨간 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