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약돌 하나 하나에 난민 가족의 희망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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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6.14 10:19


	징검다리
징검다리

마그리트 루어스 글|니자르 알리 바드르 사진

이마주|9500원

칠흑같이 어두운 밤, 검은 그림자들이 줄지어 이동한다. 전쟁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시리아인들의 행렬이다. 이들은 총과 폭탄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정든 고향을 떠난다.

해변에서 작고 낡은 배 한 척에 몸을 욱여넣고 바다로 나아간다. 지중해를 건너 이국땅으로 향하는 여정은 험난하기만 하다. 넓디 넓은 바다 위에서 배고픔과 추위, 두려움에 맞서 싸워야 한다. 난민선이 거센 풍랑에 힘없이 뒤집혀 목숨을 잃는 경우도 허다하다. 가까스로 배가 목적지에 닿아도 시련은 끝나지 않는다. 입항 자체를 거부당하거나 배에서 내린 뒤 꽉 막힌 트럭 짐칸에 숨어 밀입국하다 질식사하기 일쑤다. 이 같은 시리아 난민의 비극은 8년째 이어지고 있다.

	징검다리
이마주 제공
책은 '희망'을 찾아나선 시리아 난민의 이야기를 조약돌 그림으로 풀어낸다. 시리아 작가 니자르 알리 바드르는 전쟁으로 얼룩진 고국 땅에서 돌을 주워 작품을 완성했다. 작은 돌멩이 하나하나가 빚어내는 장면들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두려움, 희망, 그리움, 슬픔, 안도감…. 시리아인들이 느꼈을, 지금도 어디에선가 느끼고 있을 감정들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오는 20일은 난민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국제연합(UN)이 지정한 '세계 난민의 날'이다. 시리아 내전이 장기화되면서 사태에 대한 국제적인 주목도는 예전보다 줄어드는 추세다. UN에 따르면, 올해 1~4월 시리아에서 92만명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 지구촌의 '관심'과 '행동'만이 시리아 난민들을 '평범한 일상'으로 되돌아가게 해주는 징검다리가 돼 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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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