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큰 석탑인 '익산 미륵사지 석탑'(국보 제11호)의 수리 작업이 20년 만에 마무리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일 미륵사지 석탑 해체·보수 현장에서 설명회를 열고 수리를 마친 석탑의 모습을 공개했다.

639년, 백제 무왕 대에 지어진 미륵사지 석탑은 목탑처럼 석재 2800여 개를 짜 맞춘 형태다. 목조에서 석조로 넘어가는 석탑 양식의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유산이다. 자연재해 등으로 파손돼 6층까지 남았으나 원형은 7층이나 9층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일제는 1915년 붕괴된 부분에 콘크리트를 마구잡이로 덧칠해 보수했다.

문화재위원회는 1999년 석탑을 해체·수리하기로 결정했다. 이듬해 국립문화재연구소가 본격적인 해체 작업에 착수했다. 해체에만 10년이 걸렸으며, 원형을 살리기 위해 원부재를 최대한 재사용하고 사료에서 확인된 6층까지만 복원했다.

김현용 국립문화재연구소 연구사는 "단일 문화재로는 수리 기간이 가장 길었다"면서 "복원 과정에서 문화재 수리 기술 특허를 받는 등 우리나라 문화재 복원 기술을 국제적 수준까지 끌어올렸다는 점에서도 매우 뜻깊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오는 12월까지 석탑 외부에 설치된 가설 시설물 철거 작업을 완료한 후, 일반인에게 석탑을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