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오후 서울 중구 국토발전전시관. 펜과 수첩을 손에 쥔 25명의 학생이 등장했다. 이들은 전시관 곳곳을 누비며 시간 여행을 떠났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넘나들며 우리 국토와 교통의 발전 과정을 들여다보고 꼼꼼하게 기록했다. '제7회 국토탐방대회' 첫 번째 주자인 강원 원주 치악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다.

국토탐방대회는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주최하고 국토연구원과 어린이조선일보가 주관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8개 학교가 선정됐다. 치악초 학생들은 27일부터 이틀간 국토발전전시관, 한국도로공사교통정보센터, 북촌한옥마을, 인천공항 등을 탐방했다. 국토발전전시관은 학생들에게 호응이 높았던 장소 중 하나. 크게 세 개의 공간으로 꾸며졌다.

해설사가 추천한 동선에 따라 가장 먼저 4층 '국토세움실'로 향했다. 한국전쟁 이후 황폐해진 국토를 재건해나가는 정부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당시의 사진, 영상 자료를 함께 전시해 이해를 돕는다.

이어 발걸음 한 3층 '국토누리실'은 대중교통에 관한 흥미로운 내용으로 가득했다. 남명지 해설사는 "1967년 나온 최초의 국산 시내버스는 지금과 달리 차 바닥에서 천장까지의 높이가 185㎝로 낮아 키가 큰 사람은 버스 안에서 구부정하게 몸을 구부리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오늘날 '교통카드'처럼 승차권 역할을 했던 과거의 물건들도 실물로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동전 모양의 '토큰', 학생용 '회수권'이 대표적이다.

전시관에는 체험 프로그램도 풍성해 심심할 틈이 없다. 상공에서 명소를 둘러보는 기분을 만끽하게 해주는 '브이월드 항공 모의비행'뿐 아니라 오는 2020년 도입될 고속철 '해무'의 기관사가 돼 열차를 조종해 보기도 했다. 한국의 도움으로 완성한 해외 건축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포토존도 인기였다.

참가자들은 24시간, 365일 불이 꺼지지 않는 경기 성남 한국도로공사교통정보센터에서도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한국도로공사교통정보센터는 고속도로 교통 정보를 수집, 가공해 사람들에게 제공한다. 덕분에 국민은 고속도로를 편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학생들은 100여 개의 모니터로 도로 CCTV를 살피고 교통 방송을 만드는 직원들의 모습을 살폈다.

북촌한옥마을로 이동한 학생들은 1910년대 지어진 '백인제 가옥'에 머무르며 한옥의 아름다움과 멋을 느꼈다. 탐방을 마친 김동현 군은 "이번 기회로 우리나라가 싱가포르나 두바이 등으로 자원을 보내 건축물을 짓는 데 도움을 줬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한국인이라는 게 자랑스러웠다"고 했다. 장지은 양은 "교과서에서만 보던 곳을 실제로 가보고, 전시관에서 입체적인 모형으로 공부해 내용이 기억에 더 오래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