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어린이] 초등 '씨름 장사' 안종욱 군<경북 문경 호서남초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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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7.13 09:38

나갔다 하면 '백전백승'씨름이 제일 재밌어요

백전백승. 적수가 없다. 대회만 나갔다 하면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온다. 초등 '씨름 장사' 안종욱(경북 문경 호서남초 6) 군 이야기다. 종욱이는 지난 2일 제주 한림체육관에서 열린 전국시·도대항장사씨름대회 초등부 장사급(120㎏)에서 우승했다. 앞서 열린 회장기전국장사씨름대회, 증평인삼배 전국장사씨름대회, 전국씨름선수권대회, 전국소년체전에서도 모두 시상대 꼭대기에 올랐다.
	
‘초등 장사’ 안종욱 군이 카메라를 보고 포즈를 취했다. 안 군은 “많이 먹고 열심히 운동하는 게 백전백승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문경=최항석 객원기자
‘초등 장사’ 안종욱 군이 카메라를 보고 포즈를 취했다. 안 군은 “많이 먹고 열심히 운동하는 게 백전백승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문경=최항석 객원기자
모래판 위에 서면 돌변하는 소년 장사

"우승 소감요? 음…. 그냥 좋았는데…."

지난 9일 오후, 호서남초에서 만난 종욱이가 쑥스러워하며 말했다. 평소에 수줍음을 많이 타지만 모래판에만 서면 매섭게 돌변한다. 이런 종욱이와 맞붙은 상대는 모두 두 번 기가 죽는다. 큰 체구에 한 번, 남다른 실력에 또 한 번. 얼마 전 참여한 전국시·도대항장사씨름대회에서는 그야말로 날아다녔다. 전국의 내로라하는 씨름 장사들이 총출동한 이 대회에서 종욱이는 예선부터 결승까지 단 한 판도 내주지 않고 내리 이겼다.

"결승전에서 만난 선수가 기억에 남아요. 저도 한 덩치 하는데 상대도 만만치 않았거든요. 막상 겨뤄보니까 생각만큼 강한 친구는 아니었어요. 들배지기를 하려고 상대를 들어 올렸는데 한 번에 들려서 조금 놀랐어요(웃음)."

소년 장사 종욱이가 처음 샅바를 잡은 건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빠와 함께 씨름을 보러 갔다 씨름의 매력에 푹 빠져 시작하게 됐다.

"모래판에서 상대를 들어 엎어 치는 게 통쾌해 보였어요. 아빠를 졸라서 씨름을 하게 해달라고 했죠. 잘한 선택인 것 같아요. 씨름만큼 재밌는 운동이 없어요."
	들배지기 기술을 선보이는 안 군.
들배지기 기술을 선보이는 안 군.
타고난 선수 아냐… 안 되는 기술 될 때까지 연습

종욱이는 씨름을 배운 지 3개월 만에 나간 전국대회인 학산김성률배전국장사씨름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다. 이후 나가는 대회마다 1등을 놓치지 않았다. 가장 큰 대회 중 하나인 소년체전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2연패를 달성했다. 이런 종욱이를 두고 주변에서는 '타고났다'고 한다. 종욱이는 "억울하다"고 말했다.

"연습 전에 햄버거를 다섯 개나 먹어요. 연습이 끝나면 다 소화돼서 배가 엄청나게 고파요. 그만큼 열심히 해요. 어떤 날은 집에 갈 힘도 없어요. 그냥 모래판에 누워 자고 싶을 때가 많죠. 덩치가 크니까 잘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조금 억울해요."

종욱이가 또래에 비해 월등한 기량을 뽐내는 비결은 많은 연습량이다. 친구들은 오후 6시 정규 연습이 끝나면 곧장 집에 가지만 종욱이는 샅바를 풀지 않는다. 홀로 모래판에 남아 부족했던 부분을 연습한다. 그렇게 세 시간을 더 연습하고 나서야 집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원래 들배지기를 정말 못했어요. 상대 샅바를 잡고 배 높이까지 들어 올리는 것까지는 하겠는데 몸을 돌려서 상대를 넘어뜨리는 그다음 단계가 정말 안 됐거든요. 될 때까지 연습했어요. 그렇게 석 달 정도 연습하니까 어느 날부터 쉽게 되더라고요. 이제는 제 주특기예요."

인터뷰가 끝날 즈음 종욱이가 초조한 듯 시계를 쳐다봤다. "6교시에 교실에서 라면 파티를 하기로 했거든요. 빨리 라면 먹으러 가야 해요. 많이 먹고 힘내야 또 씨름할 수 있어요. 앞으로 열심히 해서 전성기 때의 강호동처럼 유명하고 멋진 씨름 선수가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