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에 있는 작은 섬 '오동도'는 한자 뜻풀이가 재밌다. 오동나무 오(梧)에 오동나무 동(桐)을 쓴다. 섬 모양이 오동나무 잎을 닮은 데다, 예부터 섬에 유독 오동나무가 많아 이런 이름이 붙었다.

지난 12일 이곳에 '제7회 국토탐방대회'의 세 번째 주자인 전북 익산 오산초등학교 5·6학년 학생 27명이 찾아왔다. 국토탐방대회는 전국 각지를 돌며 우리 국토의 아름다움을 체험하는 프로그램.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주최하고, 국토연구원과 어린이조선일보가 주관한다.

"이순신 장군이 지켜낸 바다… 생생한 얘기에 소름 돋아"

"오동도는 오동나무 섬이라는 뜻이죠? 그런데 조선시대 중반까지만 해도 대나무 섬(죽도·竹島)으로 불렸다는 거 알고 있었나요?"

방파제에 기대 탁 트인 바다를 감상하던 학생들에게 윤난희 탐방 지도 교사가 질문했다. "지금은 대나무가 하나도 안 보이는데요?" 한 학생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반문하자 윤 교사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

"오동도를 한때 죽도로 부른 건 이순신 장군과 관련이 있어요. 임진왜란(1592~1598년)이 일어났을 때, 이순신 장군께서 오동도에 대나무를 아주 많이 심게 했거든요."

여수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전투의 근거지로 삼은 전라좌수영이 있던 곳이다. 그중에서도 오동도는 수십만 왜군을 상대로 조선 백성을 지켜낸 이순신 장군의 기개가 숨 쉬는 장소다. 이순신 장군은 이곳에 최초로 수군 연병장(훈련장)을 만들어 병사들을 조련했고, 섬 전체에 '신우대'라는 이름의 대나무를 심은 다음 이것으로 화살을 만들어 왜군과 맞섰다.

김유리(5학년) 양은 "'지금 보이는 곳이 이순신 장군이 죽음으로 지켜낸 바다'라는 이야기를 해주셨을 때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며 "책에서만 봤던 이순신 장군이 가까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오동도에서 400여 년 전 이순신 장군의 숨결을 느낀 학생들은 섬 입구에 전시된 모형 거북선에서 인증 사진까지 찍고 버스에 올랐다.

▲ 여수 해양수산과학관에는 100여 종의 물고기가 있다.

바닷속 신비의 세계 경험… 자는 시간도 아까워

20여 분을 달려 도착한 두 번째 탐방지인 해양수산과학관은 바닷속 신비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었다.

"선생님, 얘는 이름이 뭐예요?" 수조 안을 유심히 지켜보던 '질문왕' 방유석(5학년) 군이 손을 번쩍 들고 질문하자 정현자 과학 해설사가 미소를 지었다.

"여러분도 잘 아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니모'예요. 영화 '니모를 찾아서'에서 본 것보다 더 귀엽죠? 니모의 진짜 이름은 '흰동가리'예요. 신기하게도 성별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답니다. 무리의 대장인 암컷이 죽으면 수컷 중에 가장 몸집이 큰 녀석이 '뿅' 하고 암컷으로 변신해요."

▲ 해양수산과학관을 구경하는 오산초 학생들.

해양수산과학관은 살아 있는 물고기 100여 종을 만나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3D 영상관 ▲희귀해양생물 전시관 ▲갯벌 체험관 ▲로봇 물고기 전시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어 인기가 높았다.

평소 낚시를 즐긴다는 한형준(6학년) 군은 "아빠랑 강으로 메기만 잡으러 다녀서 바다 물고기는 잘 몰랐는데, 여기서 다양한 물고기를 볼 수 있어서 신기했다"며 "1박 2일 동안 국토탐방대회에 참여하면서 자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재밌었다"고 말했다.

▲ 오산초 학생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