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9% 오른 시간당 8350원으로 결정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 새벽,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회의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최저임금이 시간당 8000원을 넘어선 건 최저임금제도가 처음 시행된 1988년 이후 30년 만. 이로써 내년부터 하루 8시간씩 한 달을 일한 노동자는 최소 174만5150원의 월급을 받게 된다. 2018년 최저임금은 7530원이다.

최저임금은 사업주가 노동자에게 의무적으로 줘야 하는 최소한의 대가다. 정부는 이를 법으로 보장한다. 정해진 금액 이상의 임금을 노동자에게 지급하도록 해 근로자의 생활 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돕기 위해서다. 최저임금위원회가 매년 인상 금액을 의논해 결정한 뒤 정부에 제출하면, 고용노동부 장관이 국민에게 고시(글로 써서 게시해 널리 알림)한다. 이번에 정한 최저임금은 다음 달 5일 고용노동부 장관이 고시하면 내년 1월 1일부터 법적 효력이 발생한다.

그러나 이번 결정을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는 모두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동계는 "기대에 못 미치는 인상률"이라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대로 오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 원을 달성하려면 내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8670원 정도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영계는 급격한 인건비 상승으로 타격이 크다는 입장이다. 특히 규모가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이 격렬하게 반발했다. 이들이 모인 소상공인연합회는 정부가 정한 방침을 따르지 않겠다는 '불복종'을 선언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대로라면 폐업이나 인력 감축(노동자를 해고함)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회원들은 최저임금을 내리지 않으면, 공동 휴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