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선수 23명 중 21명이 이민자 가정 출신인 프랑스가 2018 러시아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톨레랑스(tolérance·관용)'의 가치 아래 하나로 뭉친 여러 인종 선수들이 프랑스 축구의 황금기를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프랑스는 16일(한국 시각)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월드컵 결승전에서 4대2 승리를 거뒀다.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결승에 진출하며 '돌풍의 팀'으로 불린 크로아티아도 프랑스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축구 전문가들은 프랑스가 독일과 브라질 등 강호들을 제치고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원동력으로 '다양성'을 꼽았다.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자란 개성 넘치는 선수들을 차별 없이 선발해 창조적인 플레이를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실제로 프랑스 대표팀은 전체 23명 중 21명이 아프리카와 아랍 등 문화권의 이민자 가정 출신이다. 당장 결승전에서 골을 터트린 3명의 뿌리가 다 다르다. 킬리안 음바페는 카메룬인 아버지와 알제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폴 포그바는 부모가 모두 가나인인 이민 2세고, 앙투안 그리에즈만 역시 아버지는 독일계, 어머니는 포르투갈계다.

다양성을 무기로 한 프랑스 축구의 힘은 이미 20년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알제리 이민자의 아들인 지네딘 지단, 세네갈 출신 파트리크 비에라, 과달루페 이민 2세인 릴리앙 튀랑 등이 팀을 이뤄 1998 프랑스월드컵 우승을 이끌면서 '레인보우 팀(rainbow team)'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미국 CNN은 "지네딘 지단이 이끈 20년 전 레인보우 팀이 (러시아월드컵에 나선) 프랑스에 영감을 불어넣었다"며 "프랑스의 승리는 전 세계 이민자의 승리이기도 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