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희 박사의 신통방통 곤충] 참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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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8.06 09:53

수컷들 한꺼번에 울어도 제 짝은 단번에 찾죠

맴맴매앰~. 새벽부터 울어 대는 참매미. 우리나라는 참매미의 울음소리를 따서 모든 종류의 매미를 '맴이' 또는 '매미'라고 불렀습니다. 참매미는 한국 매미의 대표인 셈입니다. 참매미의 몸은 두툼하고 머리끝에서 배 끝까지 길이가 작달막합니다. 등의 색은 검정 바탕에 녹색과 노란색, 흰색이 섞여 있습니다. 녀석은 '아침형'이라 새벽부터 시끄럽게 울어 댑니다.


	애벌레에서 어른벌레가 되기 위한 날개돋이를 하는 참매미.
애벌레에서 어른벌레가 되기 위한 날개돋이를 하는 참매미.
참매미 암컷은 나뭇가지에 알을 낳습니다. 애벌레는 1년 후 알에서 나와 꼬물꼬물 기어서 나무 아래 땅속으로 들어갑니다. 이제부터 참매미의 기나긴 땅속 시대가 시작됩니다. 애벌레는 2년에서 4년 동안 땅속에 살면서 식물 뿌리의 즙을 빨아 먹습니다. 이 기간에 허물을 4~5번 정도 벗으니 아주 천천히 자란다고 할 수 있지요.

다 자란 애벌레는 땅속에서 굴을 파 땅 표면 가까이 올라온 다음 날씨가 맑은 저녁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어느 맑은 저녁, 땅 위에 첫발을 내딛습니다. 어기적어기적 기어서 근처에 있는 나무로 올라가 깜깜한 밤이 오길 기다립니다. 번데기 시절을 거치지 않고 애벌레에서 곧장 어른벌레가 됩니다.

드디어 어른벌레로 변신한 참매미는 땅 위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어른벌레는 무엇을 먹고 살까요? 나무즙입니다. 녀석의 주둥이는 큰 턱과 작은 턱이 바늘처럼 뾰족하게 변형됐습니다. 침처럼 뾰족해진 주둥이는 단단한 나무조직을 뚫어 나무즙을 빨아 먹기에 안성맞춤입니다.

매미류(매미과)는 수컷만 울까요? 그렇습니다. 수컷만 배에 발음기관이 있어 울 수 있습니다. 매미도 여느 곤충들과 마찬가지로 암컷과 짝짓기를 하고 새끼를 낳기 위해 웁니다. 매미 암컷은 여러 종의 매미 수컷이 한꺼번에 울고 있어도 자기와 종이 같은 수컷의 울음소리를 귀신같이 찾아냅니다.

수컷은 뭐가 그리 급해서 밤에도, 새벽에도 쉬지 않고 울어 댈까요? "매미 울음소리 때문에 시끄러워 죽겠다"는 사람들의 원성이 자자합니다. 매미들만 나무랄 일이 아닙니다. 매미는 먼 조상 때부터 줄곧 밤이 되면 달빛, 별빛만 보이는 세상에서 살아왔습니다. 1870년대 말 에디슨이 백열전구를 발명하면서 밤이 환해졌습니다. 그렇다 보니 매미 중 일부가 도시의 환한 밤 불빛에 적응해 밤이 낮인 줄 착각하고 울어 대는 것입니다. 또 매미는 기온이 높은 7·8월에 주로 웁니다. 밤이라 해도 도시가 환하고 지구온난화로 인해 기온까지 높으니 매미들이 제 세상을 만난 것처럼 울어 댑니다. 생태계를 파괴한 인간 때문에 매미가 밤에 울게 됐는데, 사람들은 그런 사실을 모르고 매미들만 원망하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상상의 숲 ‘곤충의 유토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