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 명예기자] '어린이 과학 형사대 CSI' 고희정 작가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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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8.16 09:39

"어떻게 하면 재밌는 글 쓸 수 있을까요?"
"엉뚱한 상상을… '왜일까' 자문자답 놀이도 좋아요"


	고희정(가운데) ‘어린이 과학 형사대 CSI’ 작가와 어린이조선일보 명예기자인 김희선(왼쪽)·김정서 양.
고희정(가운데) ‘어린이 과학 형사대 CSI’ 작가와 어린이조선일보 명예기자인 김희선(왼쪽)·김정서 양./최항석객원기자
어린이 형사를 길러내는 초등학교가 있다. 이곳 학생들은 뛰어난 과학 지식과 추리력으로 어른도 풀지 못하는 각종 사건을 막힘없이 해결한다. 과학 추리 동화 '어린이 과학 형사대 CSI' 이야기다. 2008년 첫 책을 낸 뒤 2015년 30권을 끝으로 긴 여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누적 판매량만 130만 권이고, 팬카페 회원 수는 5000여 명에 달한다. 지난 10일에는 특별판 '특별수사단 세트'도 나왔다. 이 시리즈의 '열혈 독자' 김정서(서울 잠원초 6)· 김희선(서울 토성초 5) 어린이조선일보 명예기자가 지난 8일 고희정(51) 작가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정서: 과학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도 이 시리즈는 3번이나 읽었어요. 마치 제가 어린이 형사 학교에 다니면서 직접 사건을 해결하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고희정: 하하. 그랬나요? 처음 책 쓸 때 '자꾸 손이 가는 책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목표 달성했네요! 도서관에서 손때가 묻고 너덜너덜해진 제 책들을 보면 독자들에게 새삼 고마워요. 1989년부터 방송작가로 활동하면서 '뽀뽀뽀'(MBC),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EBS) 등 수많은 어린이 프로그램을 썼죠. 하지만 언젠가는 과학 교육이라는 전공을 살려서 어린이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과학 책을 만들고 싶었어요. 마침 출판사가 '어린이용 과학 추리물'을 쓰자고 제안했고, 흔쾌히 받아들였죠. 처음 계획한 시리즈는 5권짜리였는데, 인기가 좋아 30권까지 썼어요. 10년 동안 이렇게 사랑받을 줄은 몰랐어요. 이 책을 읽고 과학고에 진학했다는 독자도 있죠.

김희선: 시리즈에 총 130개 에피소드가 담겼어요. 이렇게 다양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으시나요?

고희정: 일상 모든 일이 이야기 재료예요. 따돌림·도난·자연재해 등 기사에 나오는 사건·사고를 보고 떠오르는 생각을 그때그때 메모해요. 과학 교과서에 나오는 수백 개의 기본 개념도 쭉 정리해뒀어요. 그렇게 만든 스토리와 과학 개념을 연결지어 하나의 에피소드를 만들어요. 책 한 권에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 개념이 골고루 들어가도록 배치하죠. 물론 매끄럽게 연관시키기가 쉽지 않아서 매번 골머리를 앓았어요(웃음). 이렇게 한 권을 완성하는 데 두 달 정도 걸린답니다.

	고희정 작가가 ‘어린이 과학 형사대 CSI’의 열혈 독자인 희선·정서 양과 가장 재밌었던 에피소드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고희정 작가가 ‘어린이 과학 형사대 CSI’의 열혈 독자인 희선·정서 양과 가장 재밌었던 에피소드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정서: 두 달 만에 그렇게 멋진 이야기를 뚝딱 완성하신다고요? 평소 추리소설을 많이 읽으시나 봐요.

고희정: 추리소설을 즐겨 읽지는 않아요. 잔인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잖아요(웃음). 하지만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건 자신 있죠. 추리소설은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논리적 전개가 중요해요. 스토리를 쓰는 내내 '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생각해요. 왜 이 사람을 죽였을까? 왜 피는 이 각도로 튀었을까? 반론을 제기할 수 없을 때까지 묻고 답하기를 반복하죠. 운전하면서도, 자려고 누워서도요.

김희선: 저도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글을 잘 쓰고 싶어요.

고희정: 상상을 많이 해보세요. 동화책을 읽으면서 이야기를 바꿔보는 거예요. '신데렐라 언니 중 한 명이 착했다면 이야기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하고요. 길에서도 사람들을 관찰하세요. '저 사람은 오른쪽 신발이 왼쪽보다 더 많이 닳았네. 직업이 뭘까?' 끊임없이 관찰하고 생각하다 보면, 나만의 스토리를 담은 재미있는 글을 쓸 수 있어요.

김정서: 작가님은 어떤 캐릭터를 가장 아끼시나요? 저는 시즌1의 '요리'를 가장 좋아해요.

김희선: 저는 '나혜성'요! 똑똑하잖아요.

고희정: 에이, 혜성이가 잘생겨서 좋아하는 거 아니고(웃음)? 저도 요리를 제일 좋아해요. 항상 밝고 따뜻하죠. 남을 보듬어주는 법도 알고요. 세상에는 나쁜 사람도 많고 안 좋은 사건도 자주 일어나요. 그럼에도 세상이 발전하는 이유는 지킬 건 지키며 살아가는 착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에요. 제 책을 읽은 친구들이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김정서: 벌써 다음 작품이 궁금해요.

고희정: 기대해도 좋아요. 앞으로도 여러분과 공감하며 위안을 주는 책을 쓰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