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지훈 기자의 씨네 드 소년] 영화계 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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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9.12 09:42

연출·촬영·특수의상 맡아 '종횡무진'
할리우드에서도 한국의 힘

전 세계 음악 시장에 '케이팝(K-POP)' 열풍이 거셉니다. 보이 그룹 방탄소년단은 두 번이나 미국 '빌보드 200' 차트 1위에 오르면서 한류를 이끌고 있죠. 영화계에도 세계무대에서 활동하면서 한국인의 힘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영화 산업의 최전선, 미국 할리우드가 인정한 한국의 영화인을 소개합니다.

할리우드 사로잡은 충무로 쌍두마차, 박찬욱·봉준호

	[장지훈 기자의 씨네 드 소년]
1 봉준호. / 조선일보 DB 2 정정훈,. / 출처: IMDB 3 버네사 리. / 출처: 버네사 리 인스타그램 4 박찬욱. / 조선일보 DB
10년 넘게 충무로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활약한 박찬욱과 봉준호. 두 사람에게 한국은 좁았나 봅니다. 전 세계를 무대로 뚜렷한 발자국을 남기고 있습니다.

2004년 '올드보이'로 프랑스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으며 거장 반열에 올라선 박찬욱 감독은 거물급 팬을 다수 거느리고 있습니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에 빛나는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와 '킹스맨'의 감독 매슈 본이 '박찬욱 마니아'를 자처하죠. 이런 유능한 감독을 제작자들이 그냥 내버려둘 리 없겠죠. 박 감독은 2013년 '스토커'로 할리우드에서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특유의 아름다운 영상과 긴장감 있는 연출로 평론가들에게 찬사를 받았죠. 최근에는 영국에 진출했습니다. BBC 방송의 드라마 '더 리틀 드러머 걸'을 연출해 방영을 앞두고 있답니다.

봉준호 감독도 할리우드를 종횡무진으로 누빕니다. '마더'(2009) 이후로 충무로에서 찍은 영화가 없을 정도예요. '설국열차'(2013)와 '옥자'(2017), 두 편의 영화로 미국을 사로잡았죠. 출연진도 '어벤저스'급이랍니다. 틸다 스윈턴, 크리스 에번스, 제이크 질런홀 등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봉 감독의 영화를 거쳐 갔어요. 특히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 브래드 피트는 '옥자'에 제작자로 참여했는데요. 프로듀서 제러미 클라이너는 "나와 피트는 봉 감독을 스토커 수준으로 좋아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답니다.

'아이언맨' 슈트, 한국 여성이 만들었다고?

	[장지훈 기자의 씨네 드 소년]
영화 ‘인랑’ 속 특수의상을 점검하는 버네사 리. / 출처: 슈퍼슈트팩토리

	[장지훈 기자의 씨네 드 소년]
영화 촬영 중인 정정훈 촬영감독. / 출처: 동국대학교 홈페이지
"레디 액션!"을 외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감독들 외에도 각자의 위치에서 인정받는 스태프들도 있습니다. 정정훈 촬영감독과 '패브리케이터' 버네사 리가 대표적입니다.

박찬욱 감독의 모든 영화의 촬영을 맡아 '박찬욱 사단'으로 불린 정 촬영감독은 '스토커'로 할리우드에 진출한 이후 아예 미국에 눌러앉았습니다. '블러바드'(2014), '나와 얼, 그리고 죽어가는 소녀'(2015), '그것'(2017), '호텔 아르테미스'(2018) 등 영화에 잇따라 참여했죠. 대학 시절, 직접 영화를 연출해 영화제에서 수상한 정 촬영감독은 시나리오를 철저히 분석해 감독의 의도를 완벽하게 구현할 뿐만 아니라, 감독도 미처 생각하지 못한 장면을 제시함으로써 영화에 참신함을 더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소개할 버네사 리는 바늘 하나로 할리우드를 접수한 사람입니다. 그의 직업 패브리케이터는 쉽게 말해 영화에 필요한 특수의상을 만드는 사람이에요. 상상 속 영웅을 현실로 불러내는 일이죠. '아이언맨' '토르' '수퍼맨' '스파이더맨' 등 수퍼히어로 영화의 특수의상은 거의 리가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지금까지 참여한 영화만 100편이 넘죠. 리는 어릴 적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에 장애가 있는데요. 한 번도 장애가 '장애물'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해요. 그는 영화 '인크레더블'에 수퍼히어로 의상 디자이너로 나오는 애드나 모드의 대사를 가장 좋아한다고 합니다. "나는 절대 뒤돌아 보지 않아.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할 수 없거든."

[오늘의 추천 영화] 

	[오늘의 추천 영화]
‘굿 다이노’ 포스터. / 출처: 올포스터

굿 다이노
2016년|전체관람가

수백만 년 전 가상의 지구를 배경으로 한 작품입니다. '지구에 운석이 떨어지지 않았다면 인간과 공룡이 공존했겠지?'라는 물음에서 출발했죠. 덩칫값 못하는 겁쟁이 공룡 알로와 장난기 많은 소년 스팟의 우정을 그렸어요. 애니메이션 명가 디즈니·픽사의 20주년 기념작이랍니다.

작품의 연출을 맡은 피터 손은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계 미국인이에요. 지난 2000년 동양인 최초로 픽사에 입사해 '니모를 찾아서' '월-E' 등 작품에 참여했죠. 피터 손 외에도 할리우드에서 활동한 한국인 혹은 한국계 미국인 애니메이션 제작자들은 많답니다. '쿵푸팬더' 시리즈를 연출한 여인영, 디즈니 최초의 한국인 애니메이터 김상진 등 유명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