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르' 진짜 같은 지진에 이내 아수라장… 아이들은 책상 밑으로 몸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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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9.12 09:42


	①지진재난체험관에서는 진도 7 규모의 지진을 체험할 수 있다. 큰 진동이 일어나자 책상 밑으로 몸을 피한 어린이들.
①지진재난체험관에서는 진도 7 규모의 지진을 체험할 수 있다. 큰 진동이 일어나자 책상 밑으로 몸을 피한 어린이들.
'쿠르르'

진도 7 규모의 강한 지진에 집 안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벽이 쩍쩍 갈라지고 텔레비전과 가구들은 맥없이 쓰러졌다. 집 밖 거리도 마찬가지였다. 흔들거리는 가게 간판 하며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한 에어컨 실외기, 전봇대까지 여기저기 위험이 도사렸다. 그때 집 안에 있던 어린이 10여 명이 소방관 안내에 따라 탁자 밑으로 몸을 숨겼다가 지진이 멈추자 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밖으로 대피했다.

울산 북구 울산안전체험관에서 진행된 가상의 지진 체험 모습이다. 4일 개관한 울산안전체험관은 울산시가 327억원을 들여 면적 1만7013㎡(5146평)에 세운 재난 체험 시설이다. 지하 1층과 지상 3층에 ▲기초안전(4개) ▲생활안전(7개) ▲재난특화(3개) ▲4D영상관(1개)으로 구성된 4개 주제 15개 시설이 들어섰다. 재난 상황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어 학생들이 효과적으로 재난 유형별 대처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재난 유형별 대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울산 북구 울산안전체험관.
②재난 유형별 대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울산 북구 울산안전체험관.

머리 감싼 어린이, 당황하며 부모에 매달려

지난 6일 기자가 찾은 체험관은 가족 단위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관람객들은 10명씩 조를 나눠 내부를 둘러봤다. 각종 재난·재해 현장에서 5~20년 일한 소방관들이 해설을 맡았다. 한 조를 따라 가장 먼저 3층 지진재난체험관으로 향했다. 국내 최대 규모인 328㎡(99평)의 지진 체험 시설이다. 어린이들은 영상으로 지진 관련 교육을 받은 뒤 체험 시설로 이동했다.

지진이 일어났을 때 집 안에서 적절히 대처한 뒤 넓은 공터로 이동하는 상황을 경험하기로 했다. 막상 큰 진동이 생겨 몸이 좌우로 쉴 새 없이 흔들리자 어린이들은 매우 당황했다. 흔들림이 멈춘 뒤에도 전기 불꽃이 튀는 소리가 나거나 간판이 덜컹대는 등 공포감을 더했다. 아이들은 배운 대로 손으로 머리를 감싸다가 나중에는 부모에게 매달리기도 했다. 정애린(울산 미포초 6) 양은 "몸을 제대로 움직이기 어려울 정도로 진동이 강해 너무 무서웠다"면서도 "다음번에 같은 일을 겪으면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체험에 동행한 정선예 울산소방본부 소방장은 어린이와 학부모가 알아둬야 할 정보도 전했다. "지진 발생 시 실내에서 일어나는 사고 중 46%가 가구로 인한 피해입니다. 사람을 덮칠 수 있는 가구는 침대 곁에 두지 마세요. 쓰러져도 출입구를 막지 않을 만한 위치에 가구를 배치하는 게 바람직해요."


	③‘버스 탈출 체험’을 하는 아이들이 터치스크린에 나타난 가상의 유리창을 비상 망치로 깨뜨리고 있다.
③‘버스 탈출 체험’을 하는 아이들이 터치스크린에 나타난 가상의 유리창을 비상 망치로 깨뜨리고 있다. ④가상의 지하철 화재를 체험하고 나면 향후 비슷한 상황에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다./울산=김종연 기자
'사고 난 버스에서 탈출하라'… 몸으로 대처법 익혀

이어 교통안전훈련관으로 가던 어린이들의 발걸음이 입구에서 멈췄다. 앞과 옆면이 마치 종잇장처럼 구겨진 차량 한 대가 있었다. 교통사고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전시물이었다. 교통안전훈련관은 이 같은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의 행동 요령과 사고 예방법 등을 알려주는 곳이다.

'버스 탈출 체험'이 그중 하나였다. 남학생 다섯 명이 버스에 올라 안전벨트를 매자 실제 차가 출발하듯 거센 엔진 소리가 났다. '끼익, 쾅!' 얼마 지나지 않아 충돌 소리와 함께 어린이들의 몸이 앞으로 휙 쏠렸다. 김진구 울산소방본부 소방교는 "버스에서 교통사고가 나면 화재로 출입문이 막히기도 한다"며 "그럴 땐 안전벨트를 풀고 창문 옆에 둔 비상 망치로 유리창을 깨 탈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어린이들은 비상용 망치로 터치스크린 위에 나타난 가상의 유리창을 깨봤다. 김 소방교는 "버스 유리는 특수 방화 처리가 돼 있어 깨기 어렵다"며 "비교적 약한 모서리를 집중적으로 두들겨 깨뜨려야 한다"고 했다. 이 밖에 화재안전훈련관과 선박안전훈련관 등 다양한 체험 시설이 운영됐다. 초·중·고교생은 울산안전체험관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단, 방문 전 전화(052-279-6588)로 문의한 뒤 예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