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의 70％가 물이라면, 외출할 때 우리가 몸에 걸치는 물품의 70％는 석유 화학제품이라고 해요. 플라스틱은 값싸고 가공이 쉬워 대부분의 일상용품에 사용되지요. 플라스틱이 들어가지 않는 제품을 찾아내기가 더 어려울 정도예요. 미국의 과학 저널리스트 수전 프라인켈은 책 '플라스틱 사회'에서 "플라스틱은 현대 생활의 뼈·조직·피부가 됐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지금 전 세계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이 플라스틱이랍니다. 플라스틱은 석유 정제 과정에서 나온 나프타를 이용해 생산되기 때문에 석유 자원의 고갈과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를 일으켜요. 일회용품의 경우 제품 사용 후 곧바로 폐기되면서 어마어마한 플라스틱 쓰레기를 발생시키지요.

◇녹지도 썩지도 않는 플라스틱

플라스틱의 가장 큰 단점은 썩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쉽게 타지 않고 녹지도 않으며 다양한 용도로 변형이 가능한 이 플라스틱의 발명으로 그동안 많은 편리함을 누려 왔지요. 이제 그 편리함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실제 비닐봉지 같은 플라스틱은 최소 수백 년에서 1만 년까지 썩지 않는답니다. 또 태울 경우 1급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을 비롯해 엄청난 유독 물질을 내뿜기도 해요.

◇1년 6억7000개 종이컵 쓰는 한국

일회용품 문제는 더욱 심각합니다. 말 그대로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은 사용이 완료된 순간 바로 쓰레기가 되죠. 일회용품을 만들고 처리하는 데 막대한 자원이 낭비됩니다. 2016년 한 해 우리나라 종이컵 소비량은 6억700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어요. 오직 일회용 종이컵 생산을 위해 한 해 수만t(톤)의 천연 펄프를 수입하고 있답니다. 일회용 종이컵 소비가 부쩍 늘어난 것은 커피 소비량이 증가한 것과 연관이 있어요. 실제로 커피는 김치를 제치고 한국인이 가장 즐겨 찾는 식품이 됐죠.

플라스틱이나 일회용품의 과잉 소비로 인해 머지않아 지구는 쓰레기 대란을 맞이하게 될 거예요. 플라스틱 발명으로 인류가 편리함을 누렸다면 이제 썩지 않는 쓰레기의 문제도 우리가 해결해야 할 몫이 됐지요.

★이건 몰랐지? 

19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머리빗·피아노·당구공 등은 부자들만 가질 수 있었어요. 상아로 만들기 때문에 귀하고 값도 비쌌기 때문이죠. 플라스틱이 세상에 나온 건 당구공 제조업자들이 내건 상금 때문이었다고 해요. 아프리카코끼리의 숫자가 급속히 줄면서 상아가 부족해지자 미국 당구공 제조업자들은 상아를 대체할 물질을 찾기 위해 1만 달러의 상금을 걸었죠. 1869년 존 하이엇이라는 사람은 상아 당구공을 대신할 플라스틱 제품을 발명했어요. '셀룰로이드'라는 이름의 이 플라스틱은 세계 최초의 플라스틱 제품이랍니다.

[활동지]

◆일회용품은 종류별로 썩는 시간이 달라요. 이쑤시개는 20년, 페트병은 100년 이상이 걸리죠. 주위에서 일회용품을 찾아보세요. 인터넷에서 내가 찾은 일회용품의 썩는 시간을 조사해봅시다.

◆인간이 마구잡이로 버린 플라스틱 때문에 지구촌이 멍들고 있습니다. 돌고래와 같은 해양 생물이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 조각을 삼키고 죽기도 하죠. 플라스틱 폐기물로 인해 발생하는 또 다른 환경 문제를 알아보세요.

미래아이 ‘인류만이 남기는 흔적, 쓰레기’ (박상곤 글, 이경국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