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에게 잠을 6시간만 재우면서 공부하도록 하는 학습 캠프가 있어요. 그렇게 새벽 1~2시까지 공부해야 열심히 공부했다고 믿죠. '4당 5락' 같은 그럴듯한 공부 명언도 많아요. 4당 5락은 '4시간 자면 합격하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뜻이에요.

잠을 줄이고 공부하면 학습 시간은 늘어납니다. 문제는 실제로 공부한 양은 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잠을 적게 자면 집중력·판단력·기억력과 같은 두뇌 활동이 떨어지거든요. 오히려 성적 상승에 방해가 되는 거죠. 실제로 '공부 귀신'이라 불리는 우등생들은 대부분 7시간 이상 잤습니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만점을 받은 강현규 군도 하루 7시간을 꼬박 챙겨 잤습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어느 날 새벽 2시까지 공부했더니 다음 날 몸 상태가 엉망이었다. 잠을 잘 자야 다음 날 개운해 집중이 잘된다"고 말했죠. 역대 수능 만점자들도 비슷한 얘기를 했어요. 공부를 시작한 지 9개월 만에 20세 나이로 행정고시에 합격한 유형석 사무관도 매일 7~9시간 잤다고 했습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잠자야… 주말 늦잠도 안 돼요

잠은 우리 몸에 음식보다 더 큰 영향을 미쳐요. 잠을 알맞게 자면 피로가 풀리고 마음이 안정됩니다. 생각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의욕도 생기죠. 성장기에는 성장 호르몬이 만들어져 뼈와 근육이 튼튼해져요. 공부에 집중할 힘도 생깁니다. 특히 초등학생에게 권하는 수면 시간은 성인보다 더 깁니다. 9~11시간은 자야 한다는 전문가가 많습니다.

'꿀잠'을 자려면 매일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같아야 해요. 그러면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도 비슷해져요. 반대로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불규칙하면 일어나는 시간도 들쑥날쑥해 컨디션을 관리하기 어려워요. 또 오후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는 꼭 잠을 자야 해요. 이 시간에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나와 뇌가 휴식을 취하면서 공부했던 내용이 장기 기억으로 잘 저장돼요. 성장 호르몬도 이때 주로 생성됩니다.

꿀잠을 자려면 신체 조건과 심리 조건을 모두 갖춰야 해요. 신체 조건은 운동이나 공부를 열심히 해서 기분 좋을 정도로 피곤한 상태를 말해요. 또 밤늦게 음식을 먹으면 잠자는 동안 위장이 일하면서 제대로 쉴 수 없어요. 심리 조건은 분노·걱정·불안 같은 수면을 방해하는 요소가 없는 상태를 말해요. 잠자리에 들 땐 마음을 비워야 해요. 부정적인 생각 때문에 잠을 설치면 불면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요.

주말에는 늦게까지 잠을 자야 일주일의 피로가 풀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요. 하지만 몸에는 생체 시계라는 자율 조정 기능이 있어서 평소보다 서너 시간 이상 더 자면 이상 반응을 일으켜요. 정 피곤하면 일요일에는 한두 시간 더 자도록 해요.

하루 6시간만 일하는 꿀벌의 지혜를 배워라

"바쁜 꿀벌은 슬퍼할 겨를이 없다."

영국 시인이자 화가인 윌리엄 블레이크의 말이에요. 그런데 그 부지런하다는 꿀벌도 하루 4분의 3은 쉬고, 6시간만 일해요. 하지만 일하는 6시간 동안은 초당 230번 날갯짓을 하며 4.4초마다 꽃에서 꽃으로 옮겨 다니며 꿀을 모으죠. 공부 귀신들이 7시간을 자고도 공부를 잘하는 이유는 꿀벌과 같은 식으로 학습하기 때문이에요. 깨어 있는 시간을 꿀벌처럼 1분도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고 최대한 집중하죠.

시간을 아껴 쓰는 방법은 먼저 시작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등교 시간에 딱 맞춰 학교에 도착하면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없어요. 일찍 학교에 도착하면 여유롭게 하루를 시작하고, 공부도 더 잘할 수 있어요. 가능하면 낮잠도 피해야 해요. 낮잠은 밤잠보다 질이 떨어지고 밤잠을 방해하거든요.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하는 학생은 건강관리와 성적 향상을 위해서라도 수면 패턴을 바꿔야 해요.

공부짱의 체크 포인트

9~11시간 충분히 자고 있나요?

다산북스 ‘공부귀신들’ (구맹회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