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수도 카이로 인근의 고대 무덤에서 6000년 전 고양이 미라가 무더기로 발굴됐다.

11일(현지 시각)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집트 고대유물부는 10일 카이로 남부 사카라 유적지에서 고대 무덤 7개를 새로 발굴했다. 무덤 7개 가운데 3개가 고양이 미라가 묻힌 '고양이 무덤'이었다.

무덤은 이집트 제5왕조(기원전 2498~기원전 2345년)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고양이 무덤의 정면과 출입문은 온전히 보존된 상태였다. 무덤 안에서는 고양이 미라 수십 점을 비롯해 목재 고양이 조각상 100여 점, 고양이 모양의 청동상 1점도 함께 나왔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고양이를 다산(아이를 많이 낳음)과 풍요를 상징하는 여신으로 여기며 숭배했다. 기르던 고양이가 죽으면 시체를 미라로 만들어 고양이 묘지에 묻는 풍습이 있었다. 실제로 고양이 미라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888년 이집트 나일강 동쪽에 있는 하산 지역에서는 30만구에 달하는 고양이 미라가 대거 발견되기도 했다.

이번 발굴 과정에서는 풍뎅이 미라 2점도 함께 발견됐다. 풍뎅이 미라는 둥근 뚜껑이 덮인 석회석 소재의 관(棺) 속에 들어 있었다. 모스타파 와지리 이집트 최고유물위원회 위원장은 "사카라 지역에서 풍뎅이 미라가 발굴된 것은 처음"이라며 "매우 희귀한 형태의 미라"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몇 주 내로 발굴된 다양한 유물을 분석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