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노란 조끼' 시위 사태를 촉발한 유류세 인상 방침을 철회했다. 유류세란 휘발유·경유 등 기름 소비를 줄이기 위해 부과하는 세금이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대통령실은 5일(이하 현지 시각) "2019년 예산안에서 유류세 인상 계획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전날 내년 1월로 예정됐던 유류세 인상을 6개월 미루겠다고 발표했으나, 시민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자 내린 조치다.

마크롱 정부는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지난 1년 동안 경유와 휘발유에 부과하는 세금을 각각 23%, 15%씩 올렸다. 이로 인해 차를 타고 도심으로 출퇴근을 하거나 운전으로 생계를 꾸리는 서민의 경제적 부담이 커졌다. 정부가 내년 1월에 유류세를 추가로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시민의 불만이 폭발했다.

지난달 17일 운전자용 노란 조끼를 입은 시민 28만여 명이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 쏟아져나왔다. 24일에는 파리뿐 아니라 프랑스 전역에서 10만 명이 거리로 나왔다. 시위가 과격해지면서 상점이 약탈당하고 개선문 등 문화재가 훼손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총 4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부상당했다.

정부 정책은 철회됐으나 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위대는 1년 동안 올려온 유류세를 원래대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마크롱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실정이다. 8일에는 전국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