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김씨의 세도 정치(특정 가문을 중심으로 국가가 운영된 정치)에 치를 떨었던 흥선대원군은 아들 고종의 아내로 아버지와 남자 형제가 없는 민씨를 택했어요. 바로 명성황후예요. 그러나 1873년 고종이 직접 정치를 하기 시작했을 때, 그동안 조용히 힘을 키웠던 명성황후는 고종과 함께 나라를 이끌었어요.

명성황후를 중심으로 한 민씨 정권은 흥선대원군과 반대로 외국 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어요. 1881년에는 별기군이라는 신식 군대를 만들고, 일본인 교관을 데려와 훈련 시켰어요.

그 후 구식 군대는 규모도 줄고, 열세 달 동안 일한 대가인 쌀을 받지도 못했어요. 구식 군대의 불만이 높아지자, 민씨 정권은 전라도에서 세금으로 온 쌀을 나누어 주었어요. 그런데 겨우 한 달치만 지급한 데다 심지어 모래가 반 넘게 섞여 있었어요.

구식 군대는 결국 반란을 일으켰어요. 그들은 무기를 빼앗아 일본 공사관을 공격하고, 마침내 고종과 황후가 있는 창덕궁까지 몰려갔어요. 이 일이 '임오군란'(1882)이에요. 별기군을 창설했던 민겸호는 이때 죽음을 당했고, 황후는 황급히 자리를 피했어요.

사태가 심각해지자 고종은 흥선대원군을 궁으로 불러들였어요. 다시 정권을 잡게 된 흥선대원군은 군대를 다시 정비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청나라에서 흥선대원군을 물러나게 했어요. 명성 황후가 청나라에 도움을 요청했던 거예요.

한편 일본은 임오군란에 대한 손해 배상을 요구했어요. 조선은 배상금을 주고, 일본 군대가 조선에 머물 수 있게 하는 내용의 '제물포 조약'(1882)을 맺었어요. 임오군란 이후 청과 일본은 조선땅에서 세력 다툼을 벌였고, 조선은 외국 세력에 휘둘리는 신세가 되었어요.

예림당 ‘대한민국 어린이라면 꼭 알아야 할 우리 역사 100대 사건’ (전지은 글, 홍성지 그림, 김재일 만화)